[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학 강의실 대신 엔비디아와 오픈AI, 구글 등에서 실무를 배우고, 세계적인 IT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창업자에게 수업을 받는 인공지능(AI) 인재 양성기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등장한다.
미국의 벤처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a16z)는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실무 역량을 교육하는 ‘호로비츠 앤드리슨 아카데미’(HAA)를 설립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a16z는 “인터넷이 무엇이든 아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면, AI는 무엇이든 행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는 교육의 의미와 젊음의 의미를 바꿨고 새로운 종류의 교육기관을 요구하고 있다”고 HAA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AI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생성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데이터 세트를 만들어나가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갈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게 a16z의 방침이다.
HAA는 기존 대학과 달리 이론 중심의 강의보다 현장 실습과 프로젝트, 업계 전문가 강좌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기숙형 전일제 대면 수업을 받으면서 학기 중에도 주요 IT 기업에서 인턴십이나 순환 근무 형태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현장 실습이 가능한 기업에는 엔비디아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메타, 팔란티어, 안두릴 등 현재 산업계를 선도하는 회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강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미라 무라티 싱킹머신스랩 CEO(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창업자 등으로, 글로벌 기술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직접 방문해 특강을 하는 형식이다.
HAA는 내년 가을 첫 창립 기수를 선발해 1년 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첫해에는 비인가 교육기관 형태로 운영되며 등록금도 받지 않는다. 이후 주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8년부터는 2년제 정규과정으로 확대해 명문 사립대 수준의 등록금을 받을 예정이다.
a16z는 HAA에 3500만 달러(약 470억원)를 직접 투자했으며,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과 에릭 토렌버그 제너럴 파트너도 이사회에 합류한다.
토렌버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벤처란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곳이며, 대학도 바로 그런 곳”이라며 HAA 졸업생 가운데 일부 창업자에게 직접 투자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HAA가 대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브라운대 왓슨 국제·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인 존 프리드먼은 업계 최고의 리더들이 강연하는 모델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입증된 실적과 수십 년 경력의 교수들이 있는 대학만의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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