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절반 별세, 더는 지체 못 해”
“유전자 수집·해외 실태 조사 확대”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추석 명절과 제4회 이산가족의 날을 맞아 8년째 중단된 남북 이산가족 교류를 재개하기 위해 생사 확인부터 시작하는 대화의 길을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제4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독한 서면 기념사를 통해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 계신 이산가족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이산가족의 날’과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아 각별한 인사를 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해마다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곤 한다”며 “하지만 이산가족 여러분께 명절은 여전히 닫혀 있는 남북의 현실 앞에서 애타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칠지 생각하면 송구하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대북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마지막 상봉이 있었던 2018년 이후 벌써 8년이 흘렀다. 그사이 생존해 계시던 이산가족의 절반에 가까운 분들이 소원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나셨다. 더 이상 미룰 수도, 지체할 수도 없는 과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족은 세상 어느 곳에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락하고 만날 수 있어야 한다”며 “남과 북으로 헤어진 가족들도 다르지 않다. 이제는 적대와 대결을 넘어,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안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남북 간 불신의 골이 깊은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대화의 길을 차근차근 열어 가겠다”며 “남과 북이 다시 마주 앉아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부터 시작해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차원의 사후 대비 및 기록 보존 사업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이산가족의 유전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향후 가족 관계 확인과 상봉을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며 “또한 이산가족의 생애 기록물을 모으고 지켜 나가, 분단의 아픔이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기억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거주 이산가족에 대한 포용 의사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는 멀리 해외에서 오신 이산가족 40여 분도 함께하고 계신다”며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향과 가족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오랜 세월 그리움을 안고 살아오신 그 마음을 보듬어 나갈 것이다. 해외 이산가족 실태 조사를 확대하고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북녘의 이산가족을 향해서도 “어디에 살든 가족을 향한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가위를 앞두고 같은 그리움을 품고 계실 북녘의 이산가족 여러분께도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며 “서로의 손을 맞잡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그날을 하루라도 앞당기겠다. 그날까지 늘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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