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지혈…의식붙잡고 국군수도병원까지
연초 유엔사와 긴급의무후송 승인절차 정비 주효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당시 우리 군이 유엔군사령부의 DMZ 진입 승인을 단 10여 분 만에 받아내고 착륙이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호이스트(공중 인양장비)로 부상자 전원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군 내부에서도 “이 정도 속도의 유엔사 승인과 호이스트의 실전 투입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2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승인이 났고 곧바로 헬기가 떴다”며 “DMZ 내부로 들어가려면 유엔사 승인이 중요한데, 전례에 비춰볼 때 사상 가장 빠른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DMZ는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이남 구역의 출입 승인권과 관할권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 헬기 진입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사전 신청·통보가 원칙이라 긴급 환자가 생기면 후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2018년 11월 강원 고성 DMZ 산불 때는 진화헬기 투입 승인까지 2시간 10분이 걸린 바 있다.
이번 사고 이후 승인이 떨어지자 포천·양구 등에서 대기하던 의무후송 전용헬기 ‘메디온’이 순차적으로 이륙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가 현장에 닿기까지의 시간동안 버틴 것은 함께 작전에 나섰던 동료들이었다.
군 관계자는 “발목이 절단된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면 지혈과 현장 응급조치가 중요하다”며 “상황실에서 가장 걱정한 게 바로 지혈이었다. 헬기에 태우면 의료진이 전문 처치를 하지만,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현장 인원들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 응급조치가 굉장히 잘 이뤄졌다”며 “그러다 보니 부상자가 계속 의식을 유지한 채, 더이상 악화되지 않은 상태로 국군수도병원까지 이송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하나의 관건은 호이스트(공중 인양장비) 작업이었다. 지뢰 위험이 있는 DMZ 안에서 헬기가 내려앉을 지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무후송헬기는 산악·하천 등 착륙이 곤란한 지역에서 환자를 끌어올리기 위해 호이스트를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화처럼 헬기가 잠깐 멈추면 바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부상 인원을 찾고 인양 가능한 지점을 잡고, 지상 준비까지 마쳐야 해서 헬기가 여러 차례 선회하며 조건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소한 장소에서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낸 것”이라며 “호이스트로 환자를 후송해 살린 것은 제 군 생활에서 처음 봤다”고도 했다.
헬기는 여러 대가 투입됐다. 그는 “환자 여러 명을 헬기 여러 대로 동시에 후송한 사례도 드문 장면”이라며 “ 와서도 후송이 가능할지 판단이 갈리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중상자 2명은 공중 인양을 거쳐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1명과 작전 참가 장병들은 육로로 이동한 뒤 헬기로 후송돼 정밀 검진을 받았다.
특히 이같은 후송작전이 성공한 배경에는 올해 초 군이 유엔사와 긴급 의무후송 승인 절차를 정비한 것이 주효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 소식통은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실 소속 여군 소령이 유엔사를 찾아가 긴급 상황에서의 신속 승인 절차를 협의했고 이번 작전에도 투입돼 승인 요청과 후송 조율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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