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부서 제도 왜곡하더니 오늘은 사유 호도”

“추천위 패싱·사퇴 압박이 중대한 절차적 흠결”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공문상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임명 거부 입장이 명백히 드러나 있다”며 거듭 정면 비판했다. 재제청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대법원 측 주장을 거듭 반박하는 동시에, 대법원장 측이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퇴 의사를 물은 것이야말로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23일 “대법원장은 오늘, 지난달 28일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그러나 해당 공문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라는 제목 아래 ‘지난달 18일자 대법관 임명 제청과 관련하여,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한 2명의 후보자 중 손봉기 후보자에 대하여는 헌법 제104조 제2항 및 법원조직법 제41조 제2항에 의하여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였으므로,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문상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은, 임명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임명할 의사가 없다는 거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며 “이것이 후속 절차로서 재제청을 요청한 사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때에는 그 제안 이유에 ‘헌법 제10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OOO를 대법관에 임명하고자 국회 동의를 요청하는 것임’을 명시하여야 하는데, 임명하지 않을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모순이기도 하고,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입장 번복과 말 바꾸기도 문제 삼았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은 어제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 마치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 제도를 흠결한 잘못이 있는 것처럼 왜곡하더니, 오늘은 원론적인 내용이었다고 물러섰다”며 “오늘은 공문상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임명 거부 입장이 명백히 드러나 있고 이것이 후속 절차로서 재제청을 요청한 사유임에도,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법원 제청 과정의 자체적 절차 흠결도 직격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은 또한 오늘 밝힌 입장에서, 제청 과정에서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도 하였다”며 “그러나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4명의 후보자를 적법하게 추천받았음에도 법령상 근거 없이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사퇴 의사를 물은 것은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적법하게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시도야말로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에 대해, 특정 후보자를 제청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형식적 권한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대통령의 임명 거부 및 재제청 요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법원장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공문 내용을 이해하고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조속히 후속 절차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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