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월성원전 1·2호기 조기폐쇄 ·尹정부 대왕고래
정권 바뀔 때마다 전임 정권 핵심 사업 감사 칼날 반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윤석열 정부의 ‘대왕고래(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처럼,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대미투자 실무자들도 정권 바뀌면 감사원 감사 등 온갖 조사를 받지 않을까요.”
관가에서는 ‘1500조원규모’ 3대 메가 프로젝트와 ‘2000억달러(한화 273조 3400억원 가량)’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각각 담당하는 실무자들에 대해 대부분 이처럼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우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회계사 A씨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 공판이 열렸다.
문재인 정부 핵심 참모들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혐의 사건 재판이 5년 넘게 진행 중이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은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이듬해 원자력안전위에서 영구 정지가 확정된 게 발단이 됐다.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전이다.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다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2015년 10년 연장 운전을 허가받고 발전을 재개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당초 계획된 운영 기간인 2022년보다 약 3년 앞서 조기 폐쇄됐다.
검찰은 “정부가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전을 계속 가동했을 때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해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을 2021년과 2023년 잇달아 기소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는 지난해 10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후 16일 감사결과가 공개됐다. 담당 공직자들은 1년가량을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감사원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성공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사업에 대해 부처 의견을 무시한 채 밀어붙인 정황을 나온다. 2024년 6월 당시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며 정치적 위기에 몰린 윤 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대왕고래’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평가다.
관가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가 정권교체시 감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 비전 설명회에서 비수도권에 15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까지 포함해 전국에 4755조원 규모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남광주 반도체팹을 2029년 가동 개시한다는 시간표를 설정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막대한 용수,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혼합돼 있는 지역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또 첨단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의 확보, 이들이 정주할 기업형첨단도시 조성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약 1500조원의 기업 투자가 이뤄진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기업 총수 강제갈취쇼”라고 비판했다.
이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규제 혁파 없이 권력으로 억지 투자를 윽박지르는 것은 기업에 모래주머니를 채우고 손발을 묶은 채 마라톤을 뛰라는 것과 같다”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필요하다면 특검 수사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가 반도체가 되길 원했지만, 한국이 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1호 투자로 추진하고, 이어 지난 6월 호남 반도체 공장 건설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정부를 더욱 자극했다고 봤다. 여 석좌는 “미국 쪽은 한국이 자신들을 상대로 게임을 하려 한다고 느꼈다”며 “이것이 당국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짚었다.
우리나라는 사업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1호 프로젝트로 우선 추진키로 했다. 대미투자 2호,3호로 각각 거론되는 대형 원전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는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최근 텍사스 일대에 첨단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며 전력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전체 설비용량은 약 6.472GW(기가와트)에 달한다.
하지만 1호 사업인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에 대한 수익성이 완전히 담보된 것은 아니다. 해당 발전소는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구조로 계획됐으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현지 기업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호 프로젝트로는 원전 건설이 유력하다. 이른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로, 미국에 한국형 APR1400 2기를 포함해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8기 원전을 미국 현지에 짓는 데 들어가는 재원은 최대 1200억 달러로 예상된다. 문제는 큰 틀만 잡혔을 뿐 8기 원전을 어디에 지을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전 건설 일정도 마찬가지다.
알래스카 LNG는 상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사업이라 실제 투자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는 대출 금리 0.1%포인트, 미국 국채금리, 완공 시점 수개월의 오차 등이 훗날 수천억원의 손익 격차로 돌아오고 정권이 바뀌고 감사의 칼날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관가의 전언이다.
oskymoon@heraldcorp.com


![“누구보다 빨리 배우되, 도구가 되지 말라” [헤럴드 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21/news-p.v1.20260921.dd83dbb021634b029a3e79d42316802c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