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5.2% 돌파…19년만에 최고
AI 부채 2030년 4조1000억弗 전망
고금리 국채와 경쟁 차입비용 눈덩이
미국 국채금리가 5%대로 치솟으면서 막대한 차입으로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해온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 관련 부채가 2030년 4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현금이 풍부한 빅테크보다 차입 의존도가 높은 네오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5.2%를 돌파한 뒤 5.18%에 마감했다. 연초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관련기사 4·6·18면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지난 한 주 7.9% 하락했는데도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등이 금리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대규모 차입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온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회사채는 국채와 경쟁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국채보다 높은 금리에 더해 신용 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까지 부담해야 해 회사채 발행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데이터센터 업체 등 AI 관련 기업들의 설비투자 경쟁으로 2030년까지 AI 관련 부채가 4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고위험 채권을 발행해 111억달러를 조달했다. 7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최고 9.75%에 달했다. 마크 말렉 시버트 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관련 기업들이 자금조달 가격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며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최대한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상승의 충격은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막대한 현금흐름과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갖춰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GPU를 대규모 차입으로 확보하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하다. 코어위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6월 기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변동금리 부채의 이자비용이 약 3000만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출기관들도 투자 대상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라일리 톰슨 미쓰비시 HC 캐피털 아메리카 부사장은 “50개의 네오클라우드 기업이 있다면 시장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은 20개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AI 수요가 강해 자금 공급이 당장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국채금리 5%대가 장기화할 경우 자체 현금으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빅테크와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AI 기업 간 자금조달 여건의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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