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취임식→내달 7일 중기부 국감…준비기간 빠듯
산자중기위원서 피감기관장으로…전문성 우려 실전 검증
“충돌 앞장서 해결”…금융·노동·플랫폼까지 시험범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식 취임 열흘 만에 국회에서 피감기관장 자리에 앉는다. 이 장관은 장관직 지명 이후 “대통령도 설득”, “금융위원장과 공개토론”, “정부 내 이견은 건강성 지표”, “부처 충돌 헤쳐가겠다”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전투형 장관’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중기부 내부에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건은 시간이다. 장관 취임 후 첫 관문이 될 국정감사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 야당은 이 장관의 전문성과 도덕성 등을 겨누며 ‘제2의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다음달 6일부터 23일까지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중기부 국감은 오는 7일이다. 이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식 취임식을 치른 지 불과 열흘만에 국감에 기관증인으로 참석하게 되는 셈이다. 산자중기위는 7일 국감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정우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간사업협력처장 등을 일반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 장관은 국감장에서 일단 앉는 자리부터 바뀐다. 이 장관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당시 현역 산자중기위원이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도 맡고 있었다. 산자중기위원으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질의했던 이 장관이 이번에는 중기부 장관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받는다.
이 장관에 대한 중기부 내부 평가는 ‘기대감’이 크다. 이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이후 이 장관은 여러차례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청문회에서 이 장관은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형소법 개정안 기권 표결’을 거론하며 장관이 된 뒤에도 소신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제 신념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주변의 국무위원들을 설득해 볼 것 같고, 대통령도 설득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코스닥의 정책에 대해 금융위원장과 공개적인 토론도 해보고 싶고, 규제 부처 장관들과 국무회의에서 논쟁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자신을 ‘관리형 장관’과도 구분했다. 그는 40대 장관에게 국민이 기대하는 모습에 대해 “때로는 울퉁불퉁해 보이더라도 관성에 따르지 않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역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기대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부처 간 이견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두고도 “분란이나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청문회에서 밝힌 이런 기조는 취임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이 장관은 “다른 부처와 충돌하는 일, 이해관계자가 얽힌 일, 아무도 나서고 싶지 않은 일에 내가 가장 앞서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또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순간 현장의 문제는 누구의 문제도 아니게 된다”고도 강조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소영 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명 후 나왔던 발언들을 보면 ‘힘센 장관’이 되실 것이란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공식 취임 후 정확히 열흘만에 국감 데뷔전을 치러야 해서다. 부처 업무보고와 함께 업무 현안을 숙지해야 하는데다, 그간의 발언들만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나 고용노동부, 금융위 등 타 부처 일들까지 모두 현황 파악을 마쳐야 국감장에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있다.
홈플러스 사태도 이 장관이 숙지해야할 대표적 사안이다. 산자중기위는 홈플러스 회생과 입점상인 피해를 묻기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을 7일 중기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협력업체 대금 변제와 입점상인 피해, 점포 매각 등 후속 문제가 남아 있다.
중기부의 지원정책도 검증 대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를 위해 마련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은 500억원이지만 지난 6월까지 집행액은 62억원 수준 그쳤다. 집행률은 12.4%다. 입점업체 2386곳 중 실제 자금을 지원받은 곳은 173곳에 불과했다.
이 장관이 말한 ‘소관을 따지지 않는 중기부’의 역할도 관심사다. 중기부는 고용노동부와는 주52시간제의 적용과 포괄임금제 규제,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는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회수시장 문제가 걸려 있다. 또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플랫폼의 자사우대·거래조건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맞물린다. 중기부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려 해도 플랫폼에 대한 경쟁제한 행위에 대한 규제권은 공정위에 있는 만큼 어느 수준까지 중기부가 목소리를 낼지가 관건이다.
최근 약사들이 문제 제기한 처방약 배송 문제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중기부가 이미 입장차를 드러낸 바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는 K-뷰티·K-푸드를 매개로 중기부와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화장품의 해외 규제 대응이 관건이다. 또 식품 표시·위생 기준 등은 식약처 권한이어서 중기부 장관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특히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금융이든, 노동이든, 유통과 플랫폼이든”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치면 중기부가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국감에서는 어떤 현안에서 어느 부처와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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