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사고 원인 북한지뢰 가능성 높아”

최종 확인 후 상응하는 조치 취할 방침

정부, 북미대화 염두 남북관계 개선 주력

대응방안·수위 결정 변수될 가능성 높아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군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군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군 당국의 중간조사 결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는 물론 한반도정세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합당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최종 조사 결과 이번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설지 주목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정부 차원의 성명 발표나 사과 요구 등 메시지 발신 가능성도 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전날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 ‘군사적·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을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종결정권자인 이 대통령과 현 정부가 북미대화 등을 염두에 두고 남북관계 개선에 공들이고 있는 점이 변수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 8월에는 전방 고정식 확성기를 철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뢰 폭발 이틀 후인 23일 새벽(한국 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청사진을 제시하며 ‘북측을 존중’하고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번 지뢰 사고에 대한 군의 현장조사는 대통령의 유엔연설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도 이번 사건의 최종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향후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타부처와 협의해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정동영 장관이 오는 5일까지 유럽 순방에 나선 데 대해 “오래 전부터 초청받아 준비해온 출장인데다, 출국 당시에는 북과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 당국은 북한군 지뢰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지난 2015년 목함지뢰 도발처럼 우리 장병을 겨냥한 고의 매설로 보기는 어렵다는 기류다.

합참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나왔고, 철제 파편이 없어 아군 지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로, 2발이 터졌고 1발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큰 관건은 매설 시기다. 군 당국은 지난해 9월께 위성 영상으로 폭발 지점에서 10여m 떨어진 곳의 지형 변화를 식별했고, 북한군 작업 시기를 지난해 8~11월께로 추정했다. 그러나 폭발 지점이 그 지형 변화 지역에 포함되는지는 불분명하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매설 흔적의 일부일 수도 있고, 과거에 매설된 다른 지뢰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뢰의 정체도 확정되지 않았다. 군은 목함지뢰와 형태가 같고 재질만 플라스틱인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했지만 목격 요원들의 진술은 적색·갈색·목함지뢰로 엇갈렸다. 실물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장조사 지연 논란도 여전하다. 군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사고 발생 엿새만인 27일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사고 이틀 만에 조사에 들어간 2015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호·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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