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스페이스X의 차세대 대형 발사체 ‘스타십’이 첫 궤도비행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기술적으로는 중요한 진전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스타십이 실제 상업 발사체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도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이익을 늘릴 수 있는지가 주가의 다음 변수로 떠올랐다.
28일(현지시간) 오전 8시49분 미국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타십은 약 30분 만에 첫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를 약 1분 간격으로 차례로 사출했다. 차례로 위성 사출이 진행되는 동안 스페이스X 주가는 장중 150.80달러까지 올랐지만 주요 임무가 마무리 된 뒤에는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날 주가는 선반영 된 기대감이 빠져나가며 2.16% 하락한 145.47달러에 마감했다.
업계는 스타십의 반복 발사와 비용 절감이 확인돼야 스페이스X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충족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번 비행이 궤도에 진입하고 위성을 사출하는 능력을 증명했지만, 발사체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이다. 우주에서 연료를 옮겨 담는 기술과 발사탑으로 발사체를 회수하는 기술도 남아 있다. 발사 횟수를 늘리면서 한 번 발사할 때 드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김성은 하나증권 연구원은 “로켓 원가의 90%를 하드웨어가 차지하고 연료 등 추진제 비용은 0.7%에 불과하다”며 “발사 후 버려지는 부품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것이 발사 비용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스페이스X가 앞서 개발한 재사용 로켓 팰컨9의 경우 신규 발사 비용 5000만달러 가운데 1단과 페어링 제작비가 70%인 3500만달러를 차지한다. 회수·재사용을 거치면 한 번 더 발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1500만달러로, 신규 발사 대비 70% 낮아진다.
스타십의 발사 비용을 낮추는 일은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사업을 우주로 확장하는 데도 중요하다. 스페이스X는 현재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성능을 AI 기업에 빌려주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 계약이 확정된 클라우드 매출을 156억2000만달러, 2027년에는 445억1000만달러로 추산했다. 장기적으로는 우주에 컴퓨팅 인프라를 배치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컴퓨팅 장비를 궤도에 올려야 하는 만큼 스타십의 대형 운송 능력과 낮은 발사 비용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간 가파르게 높아진 스페이스X의 이익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EBITDA 전망치는 6월 말 120억달러에서 9월 196억달러로 60% 가까이 높아졌다. 2027년 전망치도 255억달러에서 446억달러로 약 75% 뛰었다. 반면 12개월 선행 주가매출비율(P/S)는 상장 직후 고점인 40배에서 현재 25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보호예수 락업 해제 물량이 주가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익 전망만 가파르게 높아지며 주가와의 괴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2분기 실적 호조에 그치지 않고 3분기 이후에도 높아진 이익 전망을 실제 실적으로 보여줘야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EBITDA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지만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스페이스X 입장에서는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를 뒷받침하는 EBITDA 성장세를 우선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십의 남은 개발 과정도 주가가 확인해야 할 변수다. 박 연구원은 “올해 남아있는 스타십 시험 발사 결과가 동사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여전히 궤도 급유, 2단 타워 캐치 등 개발 완료까지 굵직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짚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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