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걸리던 인허가가 21개월로 축소
여의도 6배 흙 치우고 보상 99% 완료
용수·전력·8차로 확장 교통망 구축
[헤럴드경제=윤승현·홍승희 기자]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덕성일반산업단지 내 한 건물 옥상에 오르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가 넓게 펼쳐졌다. 이미 벌목이 일부 진행돼 붉은 흙을 드러낸 달봉산 옆으로 국도 45호선과 낮은 농경지가 보였다. 가로 약 4㎞, 세로 2㎞에 이르는 이곳은 수년 뒤 반도체 핵심 기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용인 국가산단은 처인구 일원 약 778만㎡ 부지에 반도체 팹(FAB) 6기와 발전시설 3기, 산업용 가스 공급시설, 소재·부품·장비 단지 등을 집적하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다. 부지로부터 15㎞ 내에 삼성 평택캠퍼스와 기흥·화성캠퍼스, SK 용인 일반산단이 위치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수도권 반도체 생산거점을 담당하는 핵심 사업지기도 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기지 확충 경쟁에 나선 가운데,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을 조기에 조성해 국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2028년 팹 1호기 착공을 목표로 국가산단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호기 부지가 포함된 345만㎡ 규모 1공구 조성공사 사업자로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추정 공사비는 1조860억원이다. LH는 이달 중순 시공 계약을 체결하고 우선구역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 현장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부지가 높은 산지로 둘러싸인 만큼, 처리해야 할 토사와 암반만 여의도 매립량의 6배에 달하는 약 5000만톤이었다. 판교 신도시 수준의 넓은 면적으로 보상해야 할 필지만 3864곳에 달했다. 가옥 401동, 주민 231가구 이주도 선행돼야 한다.
LH가 이번 사업에서 ‘속도전’에 무게를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용인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후보지 발표 후 2024년 4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신청에 들어갔다.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8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LH 용인사업본부 관계자는 “정부·지자체·삼성전자와 상생협약을 체결해 공장 설립이 제한되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를 해소했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도 사전 컨설팅 제도를 활용해 13일 만에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산단계획 승인까지는 통상 4년6개월이 걸리지만, 용인산단은 이를 절반 이상 단축해 1년9개월에 마무리했다.
토지 보상 역시 사업 초기부터 민·관·공 협의체를 구성해 주민의 요구를 파악했고 이주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6월 보상계획을 공고한 뒤 같은 해 12월 협의보상에 착수했다. 현재는 사유지 면적의 99%(협의취득 완료 43%·수용재결 신청 56%)에 대한 보상 절차가 이뤄진 상태다. LH 관계자는 “기존 기업이 영업 공백 없이 가동할 수 있는 기업이전단지 15만평, 산단에 인접한 용인이동 공공주택지구 69만평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팹 2기가 들어서는 산업2 용지와 초기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 부지 등을 우선 추진구역으로 설정해 사업·보상 역량을 집중했다. 설계·발주·사전공사 등 병행 가능한 단계는 최대한 동시에 시행해 전체 일정을 크게 단축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막대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공업용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하루에 약 76만4000톤을 공급받는다. 수도권 광역상수도로 31만톤을 우선 확보하고, 팔당댐 상류에 신규 취수장을 건설해 45만4000톤을 추가 공급한다. 전력 역시 산단 내부에 신설되는 LNG 발전소로 확보할 방침이다.
교통망도 산단에 맞춰 개편된다. 현재 사업지를 관통하는 국도 45호선은 향후 팹 부지와 겹치는 구간을 피해 옮기고 8차로로 확장한다. 산단은 국도 45호선 등 4개 노선과 2개 접속시설을 통해 인근 고속도로망과 연계된다.
본공사에 들어서면 발파량 증가, 작업 이동로 추가 확보를 통해 속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커지는 안전 위험은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 기술을 투입해 사전에 예방한다. 사족보행 로봇과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해 대규모 공사 현장을 살필 계획이다. 현재 사업지는 지난 9월부터 벌목과 문화재 조사를 포함한 사전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날 오후 찾은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는 용인산단에 들어설 반도체 생산시설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P1 생산라인 내부에 들어서자 천장에 설치된 복층 레일을 따라 웨이퍼를 담은 운반 장치가 쉴 새 없이 오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1 라인은 길이 518m 규모의 거대한 시설이다. 용인산단에는 이보다 더 큰 팹이 들어선다. LH 관계자는 “(용인산단의) 반도체 공장은 가로 638m, 세로 211m, 높이 120m 크기”라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잠실 롯데타워(555m)보다도 훨씬 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라인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성훈 LH 사장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신속한 거점 구축”이라며 “공정 가속화 방안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정부·입주기업 등과 적극 소통하며 사업을 적기에 완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hy@heraldcorp.com
hss@heraldcorp.com
![블랙록이 선보인 ‘AI ETF’, 엔디비아 대신 ‘월마트’ 편입…AI투자 맞아?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30/rcv.YNA.20260506.PRU20260506027601009_T1.jpg?type=h&h=240)
![고기능 우울증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29/news-p.v1.20260929.dc2f3434c01a4967bef96b695512f299_T1.png?type=h&h=240)
![‘상속세 0원’ 믿고 신고 안했다가…양도세 4000만원이 1억으로 [헤럴딥_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28/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