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 포기에 5929원…전년 대비 8.5%↓
김장용 배추 구매량, 5년 만에 16.4% 감소
포장김치 매출 늘어…유통업계도 상품 확대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김장보다 사 먹는 게 낫죠.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 A씨)
본격적인 김장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직접 김치를 담그는 가정은 줄고 있다. 그 자리를 포장김치가 채우면서 유통업계도 관련 시장을 키우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상품) 한 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은 5929원으로 1년 전보다 8.5% 낮았다. 평년 가격(6790원)과 비교해도 12.7% 저렴하다. 도매가격도 낮은 수준이다. 중도매인 기준 배추 10㎏(3포기·상품)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1만7551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2%, 평년 대비 23.8% 저렴했다.
이달 배추 출하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출하가 늦어진 여름배추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 가을배추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배추 출하량이 전년보다 2.1%, 평년보다 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22만2000t으로,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3.2%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과 공급 여건은 안정적이지만 가정의 김장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농경연이 지난해 발표한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김장용 배추 구매량은 2020년 21.9포기에서 2025년 18.3포기로 5년 새 16.4% 감소했다. 지난해 구매량도 전년보다 1.1%, 평년보다 13.6% 줄었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비율은 62.3%로 전년(64.5%)보다 2.2%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상품김치를 구매한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29.5%에서 32.5%로 3.0%포인트(p) 상승했다. 상품김치를 사는 이유로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서’가 39.5%로 가장 많았고, ‘김치 담그기가 번거로워서’가 33.1%로 뒤를 이었다.
포장김치 매출은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기준 포장김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1~2인 소규모 가구가 늘면서 소용량 제품이 인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1kg 이하 소용량 포장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컬리에 따르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3개월간 포장김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100g~1kg대 소용량 제품의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9% 늘어, 같은 기간 중간용량(2~4kg대·26%)과 대용량(5~10kg대·18%)보다 증가 폭이 컸다.
유통업계는 프리미엄 김치 상품을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3일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자체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을 활용한 김치 12종을 처음 선보인다.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오이소박이 등 일상김치 10종과 순무김치, 갓김치 등 별미김치 2종이다.
가격은 배추김치 1㎏이 3만원, 순무김치 1㎏이 3만2000원이다. 현대백화점은 배추와 무뿐 아니라 소금과 젓갈, 고춧가루 등에도 명인명촌이 발굴한 장인들의 고급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앞세웠다. 향후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등 주요 점포로 판매를 확대하고 상품 종류도 늘릴 계획이다.
호텔업계도 김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호텔 김치’는 올해 1~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작년 매출은 540억원으로 연간 매출(7772억원)의 약 7%에 해당한다. 수요가 늘자 지난 1월 경기 성남에 기존 시설보다 약 2.5배 큰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센터’를 열었다. 올해 김치 매출 목표는 620억원이다.
2023년 김치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 롯데호텔앤리조트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롯데호텔의 김치 매출은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약 15% 늘었다. 지난 6월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주기에 김치를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필요한 만큼 사 먹는 소비가 일반화되고 있다”며 “포장김치의 용량과 품질, 가격대를 세분화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ore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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