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 수백억 과징금…현금흐름·자본력 악화 위기

인쇄용지 시장 연평균 3% 감소…속도도 빨라질 듯

종이 소재화 전환 쉽지 않고 수요 창출도 드뎌 고전

한 제지기업의 인쇄용지를 생산라인. [업계 제공]
한 제지기업의 인쇄용지를 생산라인. [업계 제공]

인쇄용지 기업들이 가격담합 후폭풍으로 고전 중이다.

사업전환 및 다각화의 압력은 시시각각 높아지는데 과징금 부담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될 처지다. 과징금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돼 순이익을 감소시킨다. 과징금 납부 후엔 법인세 과표액도 높여 중복적 현금유출을 부를 수도 있다.

인쇄용지 생산량만 봐도 2015년 291만9882t에서 2025년 208만3313t으로, 10년간 28.65%(83만6569t) 감소했다. 연평균 약 3%씩 감소 중인데, 미래가 암울한 셈이다. 수출을 뺀 내수 소비량만도 이 기간 167만1500t에서 112만4407t으로 32.73%(54만7093t) 줄었다.

상품 포장용지인 백판지와 골판지 생산량도 기대완 달리 큰 폭의 성장은 없거나 감소세다. 백판지 생산량은 10년간 152만4091t→142만1624t으로 6.72%(10만2467t) 감소했다. 택배업 호황을 누리는 골판지만 467만5706t→564만2958t으로 20.66%(96만6252t) 증가했다. 수출량 역시 양 지종이 비슷한 수준의 증감을 나타냈다.

제지산업 전반적으로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인 것이다. BCG 매트릭스상 ‘개’의 분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지종의 경우 성장성이 낮아 축소나 철수 등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업전환 및 다각화는 절실한데 과징금이 업계를 짓누른다. 자본여력이 축소될 처지여서 신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제지사들이 20여년 추진해온 종이의 소재화와 고부가화는 별다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라든지 산업용 소재로서 수요 창출은 업체별로 수억∼수십억원 수준의 매출을 안겨주고 있을 뿐이다. 기후위기 대비, 중동전쟁이 가져온 공급망위기를 고려할 때 정부지원도 아쉬운 부분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한솔제지·한국제지·무림페이퍼·무림P&P·무림SP·홍원제지 등 6개 사에 총 3383억원의 담합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담합 이전 가격으로 되돌리라는 ‘가격재결정’도 통보했다. 인쇄용지 시장은 수요감소로 인해 채산성은 악화하는데, 설상가상 과징금과 인쇄·출판업계 반발에도 직면하고 있다.

6월엔 과징금을 일부 감면해 총 1439억원으로 줄긴 했다. 한솔제지는 과징금 1426억원이 전액 면제됐다. 무림P&P(919억원)와 무림페이퍼(458억원)도 각각 574억원과 286억원으로 감액됐다. 한국제지 (490억원), 홍원제지(85억원)도 법적 구제절차를 진행 중이다.

무림P&P 및 무림페이퍼, 한국제지는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과징금이 없어지거나 줄어들 수도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전환이나 다각화를 위해선 이익잉여금 축적을 통한 자본여력 확충이 시급하다. 규모에 비해 지나친 과징금 부담으로 인해 손익이 크게 악화될 처지여서 여러 모로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조문술 선임기자

■인쇄용지 산업 관련 지표

*생산량 10년(2015∼2025년) 동안 28.65% 감소

*내수소비 10년간 32.73% 감소

*수출량 10년간 8.03% 하락

*공정위 담합 과징금 1439억원 부과(법적 절차 진행 중)

*자료=2026년 10월, 한국제지연합회


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