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
상상발전협의회..“소지역주의 버린다”
태백, 정선, 평창, 인제 합류할 지 주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은 강원특별자치도 환동해권 관광도시이자, 첨단산업, 물류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시들이다.
삼척이 잘 나가면, 인근 동해가 관광드라이브를 걸어 관광경제의 파이를 키우기도 하지만 소모전을 벌인 경우도 있고, 고성의 인기가 높아지면 속초·양양이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강릉이 잘 나가면, 동해, 속초가 강한 경쟁심을 불태우면서 관광,산업 개발에 열을 올리곤 했다.
이 처럼 6개 시군은 서로 경쟁하며, 글로벌 관광마인드·인프라를 키우고,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불꽃튀는 접접을 벌여 역량을 높여왔지만, 정작 백두대간 동쪽 영동지역 전체의 발전에는 소홀히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산, 전남권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자연·인문·문화예술,산업경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지역 전체가 크지 못했던 것은 바로, 소음들을 양산시켰던 소지역이기주의 때문이다.
이같은 소지역주의를 폐기하려는 6개 시군의 의지가 결집하고 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사이 산악지대인 주부(中部)지방이 ‘승룡도(昇竜道·쇼류도·전체지형이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해서 붙인 이름)’ 프로젝트로 공동번영을 이뤄낸 것 처럼 말이다.
일본 이시카와, 도야마, 후쿠이, 시가, 미에, 나가노, 아이치, 시즈오카, 기후현은 개별 플레이로는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경계를 허무는 협업프로젝트 ‘승룡도’를 통해 지난 1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요즘 일본 알펜루트의 거점인 도야마·나가노, 세계유산 시라가와코로 유명한 기후는 한국인들의 인기지역이 되었고, 다양한 스토리가 넘치는 이시카와와 최근 아시안게임 공동개최지에 이름을 올린 아이치도 글로벌화를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다.
이들 지역은 다양한 업종별 커뮤니티를 통해, 기본 매뉴얼 공유는 물론이고, ‘손님의 기분을 단번에 좋게해주는 방법’ 등 소소한 것 까지 공유하며 관광경제의 품질을 높여왔다.
그야말로 ‘일본의 비탈’이 매력지로 바뀌는데에는 상생 프로젝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탈리아 소렌토-포지타노-아말피 역시, 인근 거점도시 나폴리가 부러워할 정도로 똘똘뭉쳐 공동관광코스 개발 등 협력에 성공했다. 과거 아는 사람만 할던 포지타노-아말피는 요즘 글로벌 관광객들로 미어터질 지경이다. 미국 시애틀과 포틀랜드도 공동 여행코스를 개발했다.
소도시 이기주의와 남을 깎아내려야 표를 얻는 빗나간 자치 정책들은 결국 자신들이 가진 찬란한 매력들을 국내용, 강원도민용, 군민용으로 가둬버리는 것이다.
김중남 강릉시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강릉만의 욕심을 버리고, 인접 시군에 지원할 것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랜기간 실직국, 삼척군 소속으로 한 몸 처럼 살아왔던 태백시, 동해시와 가까운 정선군, 2018년 동계올림픽때 강릉과 한 식구 처럼 지냈던 평창, 속·고·양 통합이 거론될 때 함께 엮이던 인제군 중 일부 시군이 이 상생 대열에 추가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영동권 6개 시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일 강릉시청에서 상생발전협의회(협의회장 함명준 고성군수)를 열었다. 이번이 제13차 정례회로 어느정도 밑그림과 세부실천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안건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세밀한 부분까지 협력하려는 의지가 읽혀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여름철 비지정 해변 안전관리 개선 공동 대응 ▷2026 강릉 ITS 세계총회 참여 ▷6개 시·군 광역대중교통망 협력체계 구축 등 3건의 신규 안건을 중점 협의했다.
‘여름철 비지정 해변 안전관리 개선’은 고성군이 제안했다. 최근 4년간 여름철 동해안 비지정 해변에서는 사고 126건, 사망 43명이 발생해 지정 해수욕장보다 사고와 사망 규모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성군은 6개 시·군 공동으로 비지정 해변 안전관리 인력과 시설 확충을 위한 국비 지원사업 신설·확대, 관리주체와 관계기관 역할 명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강릉시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 홍보와 참여 협조, 동해안 6개 시·군을 하나의 생활·관광권으로 연결하기 위한 광역대중교통망 구축 및 공동 연구용역 추진을 신규 안건으로 제시했다.
함명준 협의회장(고성군수)은 “이번 13차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들은 어느 한 시군 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해안권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라면서 “안전과 교통, 관광과 같은 분야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주민의 삶과 지역의 경쟁력에 직접 연결되는 만큼, 6개 시군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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