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 102일간 복무를 이탈한 그룹 위너의 송민호(33)가 자필 편지로 사과했다. 부실 복무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약 1년 10개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8일 만이다.
송민호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편지를 올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빨리 입장을 밝혀야 했으나 너무 늦어 버렸다.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송민호는 징병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2023년 3월 24일 서울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시작했다. 2024년 3월에는 마포주민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겼다.
의혹은 소집해제를 엿새 앞둔 2024년 12월 불거졌다. 출근 서명만 하고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는 내용이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당시 병가는 복무 전부터 받던 치료의 연장이고, 그 외 휴가는 규정에 맞춰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송민호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채 같은 달 23일 소집해제됐다.
병무청의 수사 의뢰를 받은 서울 마포경찰서는 그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근무지와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송민호는 2025년 1월 23일 첫 소환 조사에서 복무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세 차례 조사를 거치며 근무 시간 중 근무지 이탈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같은 해 5월 22일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는 2025년 12월 30일 송민호와 복무 관리 책임자 이모(54)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위성항법장치(GPS) 기록을 분석하는 보완 수사로 추가 무단결근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소장에 적힌 복무 이탈 일수는 102일이다. 주말과 공휴일을 뺀 전체 출근일 약 430일의 4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 검찰은 송민호가 늦잠이나 피로 등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으면 이씨가 이를 허락하고, 정상 출근한 것처럼 일일복무상황부를 작성했다고 봤다.
지난 4월 열린 공판에서 송민호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범행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와 공황장애 등으로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운 상태였다며 선처를 구했다. 송민호는 최후진술에서 “재복무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끝까지 성실하게 마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반면 이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7월 14일 이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송민호는 이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1박 2일 낚시를 함께 다녀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복무 편의의 대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출근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도 증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지난 1일 송민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병역이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한 의무이고, 사회복무요원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송업계 종사자의 병역 이행에 사회적 관심이 높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건강 상태가 복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잔여 복무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은 양형에 반영했다. 이씨에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결근 사실을 알면서 복무상황부에 서명하는 등 복무 이탈에 적극 가담했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송민호는 “무엇보다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고 계신 청년 분들을 비롯해 저를 누구보다 아껴주신 팬 여러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하루하루 후회가 길었다. 책임감 없던 지난 선택들이 부끄럽고 미웠다”고 했다.
현재 송민호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병무청은 형이 확정되면 기존 소집해제 처분을 취소하고, 실제 복무하지 않은 기간을 산정해 재복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재복무 기간은 판결문과 복무기록을 확인해 최종 산정한다. 해당 복무기관에 대한 행정조치도 예고했다.
병역법 시행령상 전시근로역에 편입돼 복무가 사실상 면제되는 기준은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금고 실형이다. 집행유예를 받은 송민호의 잔여 복무 의무는 그대로 남은 상황이다.
송민호는 “어리석었던 과오들을 회피하지 않고 반성하겠다. 앞으로 남은 절차들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며,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적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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