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부, 맹비난
“괴벨스가 지옥서 환호할 것”
가자 학살 규정에 정면 반발
필라이 “진실에 용기 불필요”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이스라엘 외무부는 나비 필라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85)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 대해 “노벨위원회가 21세기 최대의 거짓말에 상을 수여했다”며 “요제프 괴벨스는 분명 지옥에서 박수를 치고 환호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과 엑스(X)를 통해 나치 독일의 선전·선동을 주도했던 괴벨스에 필라이 재판관을 빗대 팔레스타인 관련 행적을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거짓말과 증오, 피의 중상모략에 상을 준다면 나비 필라이는 선두주자”라며 “이스라엘을 악마화하고 제노사이드라는 거짓 선동을 조장하는 데 보인 정치적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라이에게 상을 수여하는 행위는 정의 실현이 아니라 반이스라엘 증오와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을 기괴하게 무기화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출신의 필라이 재판관은 과거 넬슨 만델라를 변호했고, 르완다 집단학살 가해자를 처벌한 국제형사재판소(ICTR) 재판관과 국제형사재판소(ICC) 초대 재판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지냈다. 2021년에는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 국제조사위원회(COI) 위원장으로 임명돼 양측의 인권 침해를 조사했다.
필라이 재판관이 이끈 위원회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발생한 분쟁을 조사해 2025년 9월 보고서를 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질렀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이를 선동했다고 결론지었다.
위원회는 굶주림이 전쟁 무기로 쓰였고 의료 체계가 고의로 파괴됐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필라이 재판관은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총에 맞았으며 잔해 속에 묻혔다”며 “이는 전쟁의 사고가 아니라 민족 말살을 목적으로 계산된 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법상 집단학살 여부를 공식 선언할 권한을 지닌 기관은 국제사법재판소(ICJ)뿐이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위원회의 보고서를 “거짓되고 왜곡된 결과물”이라고 반박해 왔다.
필라이 재판관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공식 발표된 직후 독일 뉘른베르크 법정에서 청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가자지구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 마지막으로 한 일”이라며 “진실을 말하는 데 왜 용기가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ter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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