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정책 성과 불만 직접 인정하며

‘인내·공감’ 메시지 내세운 美 부통령

“황금시대” 주장하는 트럼프와 대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뚜렷해지자 JD 밴스 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화법을 바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황금시대”라고 자평하는 것과 달리, 밴스 부통령은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과 정책 성과에 대한 실망을 인정하며 “나도 답답하다”고 공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백악관이 잇따른 부정적 여론조사와 상·하원 통제권 동시 상실 가능성에 직면하자 밴스 부통령이 ‘인내’와 ‘공감’을 앞세운 유세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에 참석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에 참석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밴스 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트럼프 지지층 상당수가 변화의 속도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신 역시 때때로 답답함을 느낀다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신의 국정운영에 “모든 면에서 A+”를 주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2년을 보냈다“고 자평하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밴스 부통령이 공화당의 기본 노선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생활비 부담과 이란전쟁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공화당 의제에 대한 지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성과를 강조하기보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지지층의 실망을 직접 인정하는 것은 밴스에게는 다소 새로운 모습이다. 그는 그동안 비교적 짧은 정치 경력 동안 MAGA 진영의 분노를 적극적으로 대변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공화당 내 투표 열의가 민주당에 비해 떨어진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저투표성향 유권자들의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보다 부드러운 화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주 텍사스 남부 유세에서 바이든 전 행정부와 민주당을 생활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우리가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진전 속도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솔직히 나도 때로는 답답하다”고 지지자들의 공감을 구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는 지난 20개월간 벌어진 모든 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밴스 부통령은 유권자들의 공감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내놓고 있다.

폴리티코는 “벤스 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우리의 미래를 지켜라(Defend Our Future)’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장은 체감되지 않더라도 공화당이 권력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설득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공감과 경고를 아우른 전략은 최근 밴스 부통령의 공화당 유세에서 핵심 메시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자신이 오하이오의 노동자 가정에서 자랐다는 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노조 소속 용접공이었던 할아버지를 자주 언급하며 워싱턴으로부터 소외됐다고 느끼는 지역사회의 현실을 자신은 이해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아메리칸 프린서플스 프로젝트의 테리 실링 대표는 “그가 매우 잘하는 부분”이라며 “밴스에게는 진정성이 있는데, 이는 그의 성장 배경에서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게티이미지]
미국 백악관. [게티이미지]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메시지가 서로 보완적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와 낙관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밴스 부통령은 유권자들의 불만을 인정하면서도 공화당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설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을 ‘원투 펀치’에 비유하며 “매우 의도적인 전략이고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대변인 올리비아 웨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공화당이 의회를 지키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계속 추진한다면 미국 가정은 더 많은 돈을 손에 쥐고, 국경과 거리도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 투(Air Force Two)’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 5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 투(Air Force Two)’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밴스 부통령의 이 같은 화법의 변화는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밴스 부통령의 적극적인 전국 유세가 향후 대선 캠페인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의 한 전직 관료는 “좋은 서사”라며 “밴스의 성장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권자들의 어려움에 더 공감할 수 있는 위치에 그를 놓이게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앞으로 왜 상황이 좋아질지를 말하는 사람”이라며 “반면 밴스는 더 실용적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분열된 MAGA 봉합시킬 ‘트럼프 후계자’…오하이오 ‘개천 용’은 ‘백악관 주인’ 될까?[더 비저너리-JD밴스 美 부통령]

분열된 MAGA 봉합시킬 ‘트럼프 후계자’…오하이오 ‘개천 용’은 ‘백악관 주인’ 될까?[더 비저너리-JD밴스 美 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보수 진영에서 ‘트럼프 후계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으며 JD는 미국에서도 시골로 꼽히는 오하이오 미들타운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나 가난과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46144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