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개편, 공정성 높이되 선수 경력 단절 막아야”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논란에 제도 개선 필요성 공감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의 경쟁 구조 차이 고려해야
상무 운영 종목, 선발 정원, 훈련 여건 점검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신수연 스포츠이음 대표가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제도 개편과 관련해 병역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수들의 군 복무 중 전문훈련과 대회 출전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체육회 이사로 활동 중인 신 대표는 10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체육요원 제도의 축소나 폐지를 논의할 경우 종목별 경쟁 구조와 군 체육팀 운영 여건, 선수 경력 단절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도·태권도 등 개인 종목과 야구·축구 등 단체 종목의 경기 방식과 경쟁 환경이 다른 만큼 국제대회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종목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정 종목에 추가 혜택을 부여하기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투명한 심사 절차를 바탕으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선수의 부적절한 언행에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며 “동시에 제도를 바꾸려면 군 복무 중 운동을 이어갈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메달은 같아도 경쟁 과정은 달라…종목별 형평성 논의 필요
신 대표가 병역특례 개편 논의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종목별 경쟁 환경의 차이다.
국제대회에서 같은 금메달을 획득하더라도 경기 방식과 출전 구조, 대표 선발 과정, 선수 경력에 미치는 영향은 종목마다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도·태권도 등 개인 대련 종목에서는 토너먼트 특성상 단 한 번의 패배로 금메달 도전이 끝날 수 있다. 체급별 체중 관리, 상대 선수 분석, 기술과 체력 유지 등도 선수 개인이 감당해야 할 과제다.
신 대표는 선수 출신이자 학생선수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이러한 어려움을 현장에서 체감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 토너먼트에서는 한 번의 패배로 금메달 도전이 끝날 수 있다”며 “체급별 준비와 상대 선수에 대한 대응, 체력과 기술 유지가 선수 개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개인 종목의 성과가 단체 종목보다 더 어렵거나 가치가 높다는 주장은 아니다.
야구·축구 등 단체 종목 역시 선수 간 조직력과 경기 일정, 전술적 완성도 등 고유한 어려움을 안고 있다. 종목별 특성이 다른 만큼 단순히 경기 수나 참가국 수만으로 메달 획득의 난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국제대회의 전체 참가국 수와 특정 체급의 실제 출전자 수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회의 위상, 실제 경쟁 수준, 국가대표 선발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리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느 종목이 더 쉽다고 단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경쟁 구조와 선수 경력의 특성을 제도 논의에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종목별 차이를 제도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불공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종목에 추가 혜택을 부여하거나 차등 기준을 마련할 경우 종목의 인기나 단체의 영향력이 아닌 공개된 자료와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역정책 전문가, 체육계, 선수, 지도자 등이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평가 기준과 심사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신 대표는 병역특례 개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문제로 군 복무 중 운동 지속 가능성을 제시했다.
체육요원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더라도 선수들이 군 복무 중 전문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어갈 수 있는 경로가 충분하다면 경력 단절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군 체육팀 운영 여건은 종목마다 차이가 있다.
과거 각 군이 운영하던 운동부는 국군체육부대 상무로 통합됐고 이후 일부 종목은 폐지되거나 한시적인 운영이 종료됐다. 상무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종목의 선수에게 입대 후 운동을 지속할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당 종목의 운영 여부, 선발 정원, 입대 시기 등에 따라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로는 달라질 수 있다.
신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병역특례의 축소나 폐지만 논의할 경우 일부 종목에서는 선수 경력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수에게 군 복무는 단순히 일정 기간 훈련을 쉬는 문제가 아니다. 국제대회 출전, 국가대표 선발, 체력과 기술 유지, 소속팀 복귀 등 선수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한 종목에서는 장기간의 공백이 경기력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 대표는 “더 중요한 것은 복무 중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라며 “군 체육팀이 운영되는 종목인지, 선발 기회가 얼마나 있는지, 선발되지 못했을 때 전문훈련과 경기 출전을 이어갈 방법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무 운영 종목과 선발 규모를 점검하고 군 복무의 본래 임무를 고려하면서 전문훈련과 대회 출전을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훈련시설 이용, 대회 참가 승인 절차, 전역 이후 소속팀 복귀 지원까지 연계하는 행정체계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 폐지냐 유지냐 이분법 벗어나야…관계기관 공동 대응 촉구
병역특례 논의가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전면 폐지할 것인지의 선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제도의 적용 범위를 조정하거나 복무 관리를 강화하고 공익 기여를 확대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개선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선수들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역제도와 체육정책은 서로 다른 기관의 권한과 업무가 맞물려 있는 만큼 관계기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종목단체가 함께 군 체육팀의 운영 현황과 선수 선발 기회를 점검하고 복무 중 전문훈련, 대회 출전 가능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종목별 평가체계 도입 여부 역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대회의 경쟁 수준과 성적, 지속적인 국가대표 활동, 군 복무 중 운동 지속 가능성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제도에 반영하려면 객관적인 자료와 공개된 심사 기준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특정 종목에 무조건 더 많은 혜택을 달라는 주장이 아니다”며 “차등 적용을 검토한다면 종목의 인기나 단체의 영향력이 아닌 공개된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제도 개편의 시기와 방식도 중요하다고 봤다.
병역제도가 갑작스럽게 바뀌면 국가대표 선발, 국제대회 준비, 대학 진학과 소속팀 활동 등 선수들의 진로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도 변경에 앞서 적용 시점과 경과조치를 충분히 안내하고 운동 지속 대책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뿐 아니라 가족, 학교, 소속팀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의 문제의식은 학생선수의 권익 보호 활동과도 맞닿아 있다.
그가 이끄는 스포츠이음은 학생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안정적으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지향하는 단체다.
학생선수와 학부모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훈련, 학습, 진로, 피해학생 보호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살피고 제도 개선 의견을 제안하고 있다.
신 대표는 병역특례 문제 역시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국제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는 학생선수들에게도 병역제도의 변화는 향후 진로와 선수생활을 계획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도 개편 과정에서 학생선수, 학부모,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청년들과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력 유지와 체육 인재 육성이라는 정책적 과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가 제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대표 선수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체육계 역시 공정한 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수의 부적절한 언행에는 책임을 요구하는 동시에 제도를 바꾸려면 군 복무 중 운동을 이어갈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병역의무를 다하는 과정이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공정한 기준과 실행 가능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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