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게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에 개입했는지 밝히라고 거듭 요구했다.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검찰이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막았다는 의혹이다. 민주당은 이날 하루에만 대변인 세 명이 잇달아 서면브리핑을 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022년 11월 경찰은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수사하려 미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며 “서울중앙지검은 11일 만에 이를 법무부에 올리지도 않고 멈춰 세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은 그 딸의 아버지, 바로 한동훈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일을 두고 “이것이야말로 내로남불의 교과서”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의 딸 사건은 탈탈 털던 한동훈의 검찰이, 한동훈의 딸 앞에서는 멈춰 선 이유를 온 국민이 궁금해한다”며 “검찰이 알아서 긴 것인가, 아니면 장관 한동훈이 압력을 행사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 의원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공봉숙 검사를 향해 “한 의원 딸 수사가 왜 멈췄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는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셀프 무혐의’라고 일갈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길을 막았고, 경찰은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했다”며 “한 의원이 내세운 무혐의가 수사의 결론이 아니라 수사를 막은 결과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해충돌 문제도 들고나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제형사사법공조는 법무부 장관을 거쳐야 하는 절차”라며 “경찰의 요청이 법무부로 넘어갔다면 그 결재권자는 바로 혐의 당사자의 아버지였다”고 밝혔다. 공직자가 가족과 얽힌 일을 맡으면 이를 신고하고 그 일에서 빠지도록 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은 한 의원이 장관에 취임한 지 이틀 뒤인 2022년 5월 19일 시행됐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한 의원에게 “이해충돌 신고와 회피 신청은 했는가. 했다면 기록을 공개하라. 안 했다면 법 위반”이라고 몰아세웠다. 법무부에는 검찰이 요청을 돌려보낸 것이 누구의 판단이었는지, 장관에게 보고됐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계원 대변인도 “한 의원은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딸 스펙쌓기 의혹 수사를 검찰이 막은 게 들통났는데도 ‘못 들은 척’한다”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은 딸의 스펙 관련 의혹 수사에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밝히는 것이 상식”이라고 가세했다. 한 의원이 이틀 동안 페이스북에 글을 30개 가까이 올렸지만 이 문제에는 한 줄도 답하지 않았다고 조 대변인은 주장했다.
이번 의혹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처음 불거졌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경찰청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미국과의 사법공조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만에 이를 법무부로 보내지 않겠다는 ‘불송부’ 결정을 경찰에 알렸다.
검찰은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미국이 응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경찰은 이듬해 12월 혐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8일 “여당 세력이 뭐든 뒤져서 털어보겠다고 조폭처럼 달려든다”고 반발했다. 법무부는 공소청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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