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北 MDL 지뢰엔 침묵하는 이재명 정권”

“우크라 北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아”

김병주 “매국 행위 즉각 중단하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정부가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정적 탄압용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모습. [연합]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정부가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정적 탄압용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을 둘러싼 외교 갈등이 정치권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감사 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매국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나 의원은 오히려 이재명 정부가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며 인도주의적 결정을 외면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낸 감사 서한을 공개했다. 나 의원은 “MDL지뢰로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이나 침략국 러시아에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재명 정권.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며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수차례 감정적 분노를 쏟아내며 외교적 파국을 자초하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나라 안팎에서까지 그 배경을 의심하게 하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잘못된 외교를 바로잡고 자유민주주의 연대의 가치를 분명히 하고자 직접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나 의원은 “북한군 포로 리모씨와 백모씨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고심 끝에 내린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결정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며, 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나 의원이 한국 정부와 우크라이나 간 외교적 신뢰 문제를 외면한 채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비공개 약속을 어긴 우크라이나는 두둔하면서, 그 책임을 묻는 우리 정부에는 북한군 포로를 사지에 버리려 한다는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포로와 가족의 신변 보호를 위한 정부의 조치까지 친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에 감사하는 것과 국가 간 외교적 신뢰를 지키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라며 “감사할 일에는 감사하고, 항의할 일에는 항의하는 것. 외교의 기본조차 모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공격할 수만 있다면 외교적 갈등도 반가운 모양”이라며 국익보다 여야 간 정쟁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대사 소환이 정당한 외교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양국 간 협의와 다른 내용을 발표했으며, 정부가 여러 차례 문제 해결을 시도했음에도 사과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의원을 향해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앞세우는 이러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식 서한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나 의원을 이완용에 빗대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배은망덕 대한민국을 모독한 젤렌스키에게 감사 서한이라니, 개인의 사욕을 위해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매국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SNS에 “동포를 구출해 준 국가에 감사 서한을 보내는 것을 두고 매국 운운?”이라며 “독재 정권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 사지에 빠진 동포를 외면하고, 은인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그 비겁한 굴종이야말로 매국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을 ‘외교적 자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나 의원은 “명분 없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을 즉시 취소하고, 자유를 택한 북한군 포로를 대한민국에 송환해준 우크라이나에 결례를 사과하고 다시 예를 갖춰 감사를 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데서 비롯됐다. 한국 정부는 포로와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으나 양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이라는 인도주의적 성과보다 외교 절차상의 문제를 앞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