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이 이웃 간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가운데,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전화상담이 10여 년간 35만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센터의 1단계 전화상담은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모두 35만5천47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4만6596건, 2022년 4393건, 2023년 3만6435건, 2024년 3만3027건, 지난해 3만2662건으로 매년 3만 건을 넘었다. 올해는 8월까지 2만6852건이 접수돼 하루 평균 약 110건꼴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상담 건수의 82.2% 수준이다.
센터는 1단계 전화상담과 2단계 현장진단을 통해 이웃 간 갈등 완화를 지원한다. 같은 기간 2단계 접수는 8만9901건, 처리는 9만937건이었다. 처리 건수에는 전년도에 접수돼 이월된 민원도 포함됐다.
처리 유형별로는 추가 전화상담이 7만124건(77.1%)으로 가장 많았다. 방문상담은 1만6602건(18.3%), 방문상담과 소음측정을 함께 진행한 경우는 4211건(4.6%)이었다. 소음측정은 방문상담 이후에도 갈등이 지속될 때 소음을 겪는 세대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층간소음 갈등이 이웃을 향한 강력범죄로 번지는 사례도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는 20대 남성이 위층에 살던 50대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은 경찰에 층간소음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충남 천안에서는 지난해 12월 층간소음 피해를 주장하며 위층에 살던 70대 주민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이 올해 7월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11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는 40대 남성이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아래층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하게 대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는 신축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건설 단계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핵심은 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된 ‘사후확인제’다. 준공(사용검사) 단계에서 무작위로 뽑은 일부 세대(전체의 2%)에서 바닥충격음을 실측해 49dB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제도로, 30가구 이상 신축 공동주택이 대상이다. 도면과 실험실 성능만 보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실제 지어진 집을 검사한다는 점이 달랐다.
문제는 기준에 못 미쳐도 시공사에 보완시공이나 손해배상을 ‘권고’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23년 12월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시공을 의무화하고, 미충족 시 지방자치단체가 준공을 승인하지 않아 입주를 막는 방안을 내놨다.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과 대출이자 등은 건설사가 부담하게 하고, 검사 표본도 2%에서 5%로 늘리며, 점검 시기를 준공 8~15개월 전으로 앞당기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정부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적용하는 제5차 소음·진동관리 종합계획에도 신축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관리 강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 미달 시 사업주체의 책임을 보완시공, 손해배상, 결과 공개 등으로 무겁게 묻는 방향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려면 주택법 개정이 필요한데, 법 개정 없이는 강제력이 생기지 않는다.
황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관계 기관은 민원 접수 후 실제 갈등이 해소됐는지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소음 차단 성능을 높이는 고품질 주택 건설 대책과 실효성 있는 현장 중재·대응 체계를 신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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