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조원 가량 징수…77개국 손잡고 해외 은닉 재산 추적

체납왕 4000억원 징수 위해 못 먹는 술까지 마시며 라이베리아 설득

서울청 4국 등에 ‘특별조사팀’ 신설… 고액 체납 처단 속도 낸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액체납 특별대응 TF 활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임광현 국세청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액체납 특별대응 TF 활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이재명 정부의 초대 세정당국 수장인 임광현 국세청장은 취임이후 지난 1년 3개월간 체납액 15조원 가량을 징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 청장은 “국내외 가리지 않고 반드시 징수한다”는 신념을 갖고 고액 체납자의 해외 은닉 재산에 대한 추적과 추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납세 당국과 징수 공조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국세청에 따르면 임 청장 취임이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현금징수액은 12조 98억원에 이른다.

올해 7~10월 체납 징수액은 아직 집계 중이지만 지난 1년간 12조원 가량을 징수한 실적을 적용하면 한달에 1조원이상을 거둔 셈이다. 이에 따라 임 청장이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15개월간 15조원가량 체납액을 징수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개인 고액 체납 1위였던 시도그룹 권혁 회장이 40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체납액을 완납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이미 1000억원은 현금으로 납부한 상태다.

따라서 임 청장이 취임 15개월간 15조원 이상 체납액을 징수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 청장은 제2, 제3의 ‘체납왕’들을 압박하기 위해 외국 세정당국과 징수 공조를 다지고 있다. 올해 고액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체납자의 해외은닉재산에 대한 추적 활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호주, 인도네시아, 헝가리, 벨기에, 영국, 라이베리아, 뉴질랜드 등과 징수 공조 실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국제 공조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징수 공조가 가능한 국가는 77개로 늘었다.

또 임 청장은 권 회장이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치적국(선박 소유주가 자신의 국적과 다른 선박을 등록할 수 있는 나라)을 직접 공략했다. 라이베리아와 파나마 국세청장에게 친전을 보내고 한국으로 초청했다. 라이베리아 국세청장을 만났을 때는 못 먹는 술까지 마셔가며 설득에 나섰다.

고액 체납자들은 해외 여러 나라에 재산을 은닉해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체납자 또는 체납법인 대표자가 외국인이거나 주된 사업 활동 영역이 중국, 홍콩, 일본 등 해외인 경우가 적지 않다.

임 청장은‘재계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비정기 세무조사 부서와의 연계를 통해 체납 징수 활동의 실효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성과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정규조직화한 ‘세무조사·체납추적 연계 특별조사팀’을 서울청 4국 등 전국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최초로 설치할 예정이다. 특별조사팀은 체납처분 면탈범 조사에 더해 자금유출 등 탈세혐의가 있는 체납자 등을 상대로 비정기(특별)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별조사팀에 우수 인재를 배치하기 위해, 비정기 범칙 세무조사, 사주 재산조사, 압류물건에 대한 법리검토, 역외정보수집·활용 분야에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 11∼12월 중 뽑을 예정이다.

행정고시 38회인 임 청장은 충남 홍성출신으로 서울 강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대전세무서 총무과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요직인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을 다 섭렵했다. 국세청개청 60년 역사 중 가장 대표적인 조사통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임 청장을 세정당국 수장으로 발탁한 것은 대규모 세수 결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세청이 보다 엄정한 세정 활동으로 세수 확보에 박차를 가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