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감축량 등 기록…초기 거래는 한국거래소 활용
유치국 이전 승인 따라 크레딧 구분…개도국도 운영 참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내년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VCM)’을 본격 운영한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나타내는 탄소 크레딧의 핵심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향후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해외 감축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 여부에 따라 크레딧을 구분해 기업의 자발적 탄소감축 활동부터 규제 대응까지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74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GVCM 세부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올해 참여 희망 국가를 확보하고, 내년 크레딧 발행기구 구성과 사업 추진 등 본격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GVCM은 국제 탄소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감축 실적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체계다.
정부는 자발적 시장과 규제시장을 모두 포괄한다는 취지에서 영문 명칭을 ‘Global Voluntary Carbon Market(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Global Verified Carbon Market(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으로 바꾼다.
핵심은 탄소 크레딧의 기록과 발행 방식이다. 사업자와 사업 대상 국가·지역, 고유 식별번호, 감축 방법론, 감축량 등 주요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전체 자료는 일반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하면서 핵심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크레딧은 초기에는 일반적인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하고 한국거래소가 구축하는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활용해 거래한다. 배출권 거래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거래 참여자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크레딧 발행·거래량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현황, 디지털자산에 대한 시장 신뢰도 등을 고려해 디지털자산 병행 발행을 검토한다. 기존 거래소 체계에서는 운영시간과 참여 주체, 외환 관련 규정 등으로 24시간 거래나 개인·외국인 참여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참여국마다 디지털자산 법제화 수준이 다른 만큼 각국의 입장도 고려해 추진하기로 했다.
크레딧은 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을 받은 ‘GVCM A’와 승인받지 않은 ‘GVCM NA’로 나눈다.
승인받은 크레딧은 투자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인 코르시아 등 규제 대응과 ESG 활동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미승인 크레딧은 사업지 국가의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ESG 활동에 활용한다. 사후에 유치국의 상응조정 승인을 받으면 승인 크레딧으로 전환할 수 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를 위해서는 크레딧의 신뢰성과 파리협정에 따른 상응조정, 국내 사업자 참여 조건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코르시아 활용을 위해서도 관계기관과 협의를 추진한다.
발행기구는 이사회와 기술감독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한다. 회원국이 참여하는 이사회가 정책 방향을 정하고, 기술감독위원회가 크레딧 발행 여부를 결정하면 사무국이 발행·관리를 맡는다. 감축사업이 주로 이뤄지는 개발도상국도 이사회에 참여하고 전문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해 운영 과정에 의견을 반영한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의 협력을 통해 참여국을 확보하고, 개도국의 개발 수요와 한국의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감축사업을 발굴한다. 맹그로브 숲 등 자연기반 사업과 농업 폐기물 처리, 메탄 포집, 에너지 효율화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세계은행(WB)과 녹색기후기금(GCF)의 사업에서 나온 감축량을 GVCM 크레딧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올해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참여 의향서 서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참여국과 발행기구를 구성하며 사업 구조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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