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온 참가자…아빠 응원 아이들
세종의 상징 ‘한글’ 저마다 의미 새겨
3년 개근 가수 션 “내년도 참가하고파”
“처음에는 3km도 못 뛰었는데 꾸준히 운동하다 보니 15km까지 달릴 수 있게 됐어요.”
한글날인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에 참가한 이원진(35) 씨는 달리기를 시작한 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에 거주하는 이 씨는 평소 세종시민운동장에서 달리기를 즐긴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도 버거웠지만 꾸준히 운동한 끝에 15km까지 달려봤다.
이 씨에게 한글런은 단순한 달리기 대회가 아니었다. 그는 “세종이라고 하면 세종대왕이 떠오르고, 한글은 세종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열리는 한글런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올해가 한글날의 전신인 ‘가갸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사실도 대회에 신청한 뒤 알게 됐다고 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30대 직장인도 세종의 달리기 코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보며 달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남녀노소가 함께 달리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미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20~40대 참가자들이 세종을 찾아 달리기를 즐겼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도 한글날을 기념하는 달리기 행사에서 함께 출발선을 넘었다.
세종 시민 허정걸(43) 씨는 2024년 첫 대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한글런에 참여했다. 올해도 조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허 씨는 기록보다는 함께 달리는 즐거움에 의미를 뒀다. 평소에도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달린다고 했다. 허 씨는 달리기 코스의 변화도 반겼다. 그는 “예전에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오가는 코스였는데, 지금은 이응다리까지 연결돼 달릴 만하다”고 말했다. 대회 운영도 해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이동식 화장실이 지난해보다 적게 배치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달리기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가족들도 축제의 주인공이었다. 정지원(8) 어린이는 한글런에 출전한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어머니, 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정 어린이는 코스를 달리는 대신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둘러보며 아버지의 완주를 기다렸다. 아버지가 달리기를 마친 뒤에는 동생과 함께 기념사진도 남겼다.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도 참가자들과 달리기의 즐거움을 나눴다. 공연을 마친 뒤 5.15km 코스를 직접 완주한 가수 김창열은 “한글날 100주년에 이렇게 뛰게 돼 자랑스럽다”며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가수 션은 가족이 함께 달리며 한글날의 의미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가족들이 함께 뛰면서 아이들에게 세종대왕과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여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첫 대회부터 한글런과 인연을 이어온 션은 해외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세종=김선국 기자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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