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취업지원 사업 실적 ‘우수’

취업 실적 매년 집계하면서 지원 대상은 “모르겠다”

통계시스템 개선하고도 장기근속 여부도 파악 안 돼

한창민 의원 “분모 없는 주먹구구식 성과관리”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의원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의원실]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국가보훈부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취업지원 사업에서 신규취업자 수와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 등 높은 실적을 기록해 ‘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전체 취업지원 대상자 규모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취업 실적은 매년 집계하면서도 실제 지원대상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 성과를 평가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부는 최근 10년간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의 취업지원 대상자 수와 연령별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실의 관련 자료 요구에 보훈부 측은 “연도별 취업지원 대상자 현황을 별도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취업지원 사업의 실적은 매년 집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훈부는 작년에만 국가유공자 등 8325명의 신규취업을 지원해 연간 목표 7400명을 넘었다. 신규취업자의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도 2023년 90.4%, 2024년 91.6%, 2025년 92.7%로 최근 3년 연속 90%대를 기록했다.

보훈부는 신규취업자 증가와 취업지원 프로그램 실적 등을 근거로 2026년 일자리사업 평가에서도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해당 사업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생활안정 및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문제는 취업지원 대상자가 전체 보훈대상자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공자 유형과 등록 시기, 가족관계, 상이·장해등급, 연령 등에 따라 취업지원 자격이 달라지지만, 보훈부는 이 같은 기준에 따른 지원대상 규모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보훈부는 2017년 차세대 통합보훈정보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2018년 취업·교육·의료·복지 지원업무와 보훈통계시스템을 재구축했다. 2019년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보훈통계포털 고도화와 데이터 분석·활용 플랫폼 구축도 추진했다.

이처럼 통계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지만, 정작 취업지원 대상자에 대한 기본 통계는 관리하지 않은 것이다. 지원대상 규모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취업 실적만 성과지표로 관리해 온 ‘분모 없는 성과관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용유지 성과지표 역시 장기적인 취업 안정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훈부는 취업지원 사업의 공식 성과지표로 ‘신규취업자 중 6개월 이상 고용유지자 비율’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취업지원자의 근속기간별 분포를 보면 6개월 이상~1년 미만 근속자가 1만5264명(40.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년 이상 1만1287명(29.8%), 1년 이상~2년 미만 6670명(17.6%),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2433명(6.4%) 순이었다.

다만 해당 통계는 조사 시점의 근속기간을 집계한 것으로, 최근 취업자는 장기근속 기간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취업 시기별로 1년·2년 이상 고용유지 여부를 추적하는 등 장기적인 성과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신규취업자가 몇 명인지, 6개월을 유지한 사람이 몇 명인지는 매년 성과로 관리하면서 정작 누구를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지는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을 평가해 왔다”며 “최근 10년간의 지원대상 현황조차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은 분모 없는 주먹구구식 성과관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유공자 취업지원은 단순 취업알선이 아니라 생활안정과 자아실현을 위한 보훈지원 사업인데도 성과지표가 6개월 고용유지에 머물러 있어 장기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취업지원 대상자부터 취업희망 신청자, 신규취업자, 1년·2년 고용유지자까지 단계별로 점검하고 사후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ank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