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리모컨만 돌리다 정작 더 이상 볼 게 없다” (넷플릭스 이용자)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장을 장악했던 넷플릭스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튜브에 밀려 성장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전체 직원의 5%를 줄이는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다.
넷플릭스는 유명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를 3억원 이상 퍼부으며 국내 제작비 인상을 부추긴 주범으로 꼽혀왔다. 막대한 비용 투자에도 이용자를 묶어 둘만한 콘텐츠 성장 요인이 한계를 맞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A타임스 등 외신은 넷플릭스가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800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주요 감축 대상은 장편 영화 등을 담당하는 콘텐츠 제작 인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 넷플릭스는 구독자 감소 여파로 5월 정규직 150명과 일부 계약직 등을 감원했다. 이어 6월에도 전체 직원의 3%에 해당하는 직원 약 300명을 추가로 내보낸 바 있다.
이번 인력 감축은 유튜브에 밀려 성장 정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이뤄지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최근 블룸버그 행사에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TV 스트리밍 시청시간에서 넷플릭스의 비중은 7.8%로 유튜브(14.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막대한 콘텐츠 투자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시청 시간 역시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청 시간은 1년 전보다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넷플릭스의 몸집 줄이기는 게임 사업에서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월 게임 개발사 나이트스쿨 사업을 접은 데 이어, 핀란드 헬싱키의 게임 스튜디오 문루트도 문을 닫을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정체는 글로벌 시장 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 여전히 독주 체제를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흥행작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점유율 하락 조짐이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OTT 앱 시장에서 넷플릭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점유율은 37.8%를 차지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집계한 지난해 6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 점유율은 40%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까지 40% 초반대를 웃도는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1년 새 30%대로 하락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넷플릭스의 주가도 1년 새 43% 감소하며 급락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올해 마땅한 화제작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주가가 고꾸라졌다.
투자은행도 눈높이를 낮추면서, 웰스파고는 최근 투자 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HSBC도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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