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둘러싼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11월 원정 평가전과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치를 예정이던 원정 평가전을 두고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10일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다국적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1일에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다시 공항 터미널을 타격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리야드 도심 한복판에서도 강력한 연쇄 폭발음이 들리는 등 사우디 현지의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11일 오후 10시를 기해 사우디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출국 권고’로 상향했다. 사우디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에게 긴요한 용무가 아니라면 출국할 것을 권고하고, 여행 예정자에게는 방문 취소 또는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우디 원정을 추진해온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내년 아시안컵을 대비해 다음달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인 9일~17일에 중동 원정 평가전을 추진해왔다. 사우디 대표팀과 맞붙고, 인접 국가에서 또 다른 중동 국가와도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앞서 사우디 스포츠 일간지 알리야디야도 지난 7일 사우디 대표팀이 11월 한국, 우즈베키스탄 등과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안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당초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문제는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A매치 상대와 개최지를 새로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 있다. 축구협회로서는 선수단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의 실전 준비 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려는 내년 아시안컵으로도 번지고 있다. 2027 AFC 아시안컵은 내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다. 리야드는 대회 개최 도시 세 곳 중 하나로, 최근 안보 상황이 대회 준비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최악의 경우 아시안컵 개최지가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한 뒤인 지난 4월,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중동 분쟁으로 아시안컵이 사우디에서 개최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면서 호주가 대체 개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향후 조치는 AFC의 판단에 달려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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