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당일 주가 상승 확률 35% 그쳐

실적과 주가 움직임도 반대 흐름

2개월 시차 두고 호실적 반영 전망

강력한 메모리 업황·주주환원 뒷받침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호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일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2% 넘게 하락했지만, 지난 10년의 사례를 보면 실적은 시차를 두고 주가에 반영돼 왔다는 것이다. 특히 견고한 업황과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 향후 주가 부양의 원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82.5% 불어난 10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100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를 제외하곤 세계 어떤 기업도 도달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다만 발표 당일 주가는 오히려 2%대 하락했고, 이어 이날 오전에도 소폭 하락 중이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40개 분기) 간 삼성전자의 실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잠정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상승한 사례는 14번에 불과해 상승 확률이 35%에 그쳤다. 잠정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대체로 내린 셈이다.

특히 실적과 주가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였다. 한상원 토스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잘 나오면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고, 실적이 부진하면 주가는 되레 올랐다”며 “실적 발표를 두고 ‘기적의 선반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시간의 축을 넓히면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보다 뚜렷해진다. 잠정실적 발표 후 1주일 동안 주가는 약 59%의 확률로 올랐다. 다만, 1주일 후에도 실적과 주가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였다.

둘의 상관계수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시점은 발표 후 약 1개월이 지난 뒤였다. 한 연구원은 “호실적을 근거로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면 1개월의 시간은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2개월쯤엔 그 관계가 더 강해지고, 기대 수익률 역시 3.7%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주가와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략 2개월의 기간에 걸쳐 실적은 주가에 반영되며, 3개월에 들어서면 실적과 이후 주가 흐름의 관계가 다소 약해졌다.

한 연구원은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기간이 2개월인 이유에 대해 다음 분기의 전망치가 업데이트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그 사이 나타난 산업, 기업의 변화를 반영하면서 가시성 높은 수치들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판가(ASP)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단단한 업황이 숫자로 한번 더 증명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이 된 강력한 메모리 업황과 펀더멘털 개선을 근거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D램 3사의 증설 일정을 감안해도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급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의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황과 기초 체력이 모두 향상되고 있다”며 D램발 서프라이즈, 고객 실수요에 근접한 생산 정책으로 사이클 지속력 강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 회복, 공정 수율 향상 기반의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의 변화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주주환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기대를 상회할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재평가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영업이익 1위 수준의 기업으로, 세계 최대 이익 창출 기업에 밸류에이션 할인 사유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