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 미술관 파트너십 11번째 전시

북·셍·카르나이 등 악기에 전자 음향 결합

현대차-테이트 파트너십 2036년까지 연장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Ben Fisher). [현대차 제공]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Ben Fisher).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는 영국 테이트 미술관 장기 파트너십의 11번째 전시인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가 막을 올렸다고 13일 밝혔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2014년부터 이어 온 파트너십에 따라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장인 터바인 홀에서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해마다 작가를 바꿔 왔으며, 올해는 타렉 아투이가 열한 번째 작가로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13일(현지시간)부터 2027년 4월 11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열린다.

아투이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작곡가다. 세계 여러 지역의 전통 악기와 음악을 연구해 직접 악기를 제작하고, 귀로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온몸으로 소리를 경험하는 설치·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터바인 홀의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소리가 울리고 퍼지는 특성에 주목했다. 작가가 직접 만들거나 재해석한 관악기·타악기와 조각 작품을 통해 청각은 물론 공기의 흐름과 진동, 움직임까지 느끼는 다감각적 경험을 제시했고, 이 작품들은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작동하며 공간 전체에 ‘소리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전시는 덩굴로 뒤덮인 차양과 아늑한 안뜰 등 사람들이 모여 쉬던 장소에 대한 작가의 기억에서 출발했다. 석제 타악기를 연상시키는 돌을 배치해 관객이 작품 안에 머물며 앉거나 누워 소리와 공간감을 느끼도록 했고, 터바인 홀을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확장했다.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작가.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Ben Fisher). [현대차 제공]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작가.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Ben Fisher). [현대차 제공]

아시아와 유럽의 음악가, 악기 제작자, 엔지니어, 연구자와 20여 년간 이어 온 실험과 탐구도 담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전통 관악기 ‘셍’, 한국의 전통 북, 우즈베키스탄의 의례용 금관악기 ‘카르나이’를 새롭게 해석해 전자 음향 장치와 결합했다.

터바인 홀에 들어서면 경사로 위에 카르나이가 놓여 있고, 그 형태를 재해석한 두 개의 나팔이 함께 자리한다. 홀 안쪽에는 셍과 대나무 구조물 사이로 북피와 징, 나팔, 돌, 길이 20m의 직물이 설치돼 있으며, 모터가 구조물 사이로 바람을 보내 다양한 소리와 움직임을 만든다. 전도성 페인트를 칠한 직물은 공간의 기류와 습도 변화에 따라 움직이며 전자 음향 장치에 미세한 전류를 보내 변화하는 저음을 낸다.

곳곳에 내장된 마이크는 악기 소리와 터바인 홀 안팎에서 나는 소리를 수집해 작품의 일부로 다시 틀어, 전시 기간 내내 소리 풍경이 끊임없이 바뀐다.

즉흥성을 중시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에 맞춰 터바인 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음향 시스템으로 쓰는 라이브 퍼포먼스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연주자와 전자음악 아티스트 등이 참여해 작가와 오래 협업해 온 음악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새로운 협업의 기회도 만들 예정이다. 전시는 나빌라 압델 나비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시니어 큐레이터와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 국제 미술 큐레이터가 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는 소리를 매개로 서로 다른 문화와 공동체를 연결한다”며 “협업과 다감각적 경험에 기반한 타렉 아투이의 작업은 의미 있는 교류와 동시대에 대한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2036년까지 연장했다. 현대 커미션과 함께 2019년 설립된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도 후원하며, 테이트 미술관이 전 세계적 관점에서 다양한 미술사를 반영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미국 뉴욕 뉴 뮤지엄에서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호 추 니엔’ 전을 진행하는 등 문화예술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2025년 시작된 현대차의 파트너십으로, 국내외 예술 기관이 공동 연구와 신작 커미션·전시를 함께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두 번째 파트너십 기관인 뉴욕 뉴 뮤지엄과 울산시립미술관은 2028년까지 매년 1회씩 총 3회의 공동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