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 정형기 부산본부장
지난 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상어 한 마리가 부산을 뒤집어놨다. 시민들이 이름 붙인 ‘부캉이’를 보려는 발길이 하루 5~10만씩 이어졌고, 하루 2000명 남짓 찾던 한적한 공원이 누적 방문객 130만명을 훌쩍 넘겼다.
방문객 소비와 홍보효과 등 ‘부캉이 경제 효과’가 300억원을 웃돈다는 추산이 나오고, 부산 연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팀 이름을 아예 ‘샤크스’로 바꾸자는 말까지 팬들 사이에 공공연하다. 가히 ‘부캉이 신드롬’이다.
‘부캉이 열풍’이 뜨거운 까닭은 그 무대가 북항이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와 철제 장비가 오가던 항만 재개발 공간에 시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뛰는 친수공간이 생겼다. 다시 이 공간이 부캉이 등장을 계기로 하루 수만명을 받아내는 관광지로 거듭날지 시험대에 올랐다. 대한민국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를 왕복한 팬스타 아크로호가 50일 항해 끝에 돌아온 곳도 북항 자성대 부두다.
부캉이는 그래서 북항시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항만·물류 도시 부산이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글로벌 해양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징후로 읽을 만하다. 거친 바다를 개척하는 부산의 도전 정신에 남녀노소를 단숨에 사로잡은 친근함이 더해졌다.
무엇보다 정치와 행정이 구호로 내건 북항 비전이 아니라 상어 한마리의 뜻밖의 출현에 대중이 열광하고 그 열기가 부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값지다. 2027년 개관을 앞둔 오페라하우스, 5만석 규모의 돔 아레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때에 불현듯 나타난 부캉이가 북항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다만 부캉이의 깜짝 등장이 곧 북항의 성공은 아니다. 순간의 신드롬이 한 철 유행으로 끝난 예를 우리는 숱하게 봤다. 열기가 잦아들었을 때 북항에 남는 것이 없다면 잠깐의 구경거리로 끝난다.
부산시가 북항을 공연·전시·관광이 결합된 체류형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김해공항·부산역과 연결한 더 편한 교통체계, 상설 해양콘텐츠, 해양생태 교육기능을 예산과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부캉이가 보여준 것은 북항의 가능성이다. 모처럼의 활력을 북극항로와 해양산업으로 이어지는 북항 시대의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숙제는 우리들의 몫이다.
kaf2002@heraldcorp.com


![환율 전망은 ‘신의 영역’…저점 맞히기보다 ‘왜 사는가’가 먼저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2/news-p.v1.20261012.55efba3378c64428a659ee9abdd028f2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