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급량 1213만t 중 사료용 924만t…축산업 영향 커
국제 곡물값·환율 상승, 축산물·가공식품 물가로 연쇄 확산
흑해산 식용 옥수수 의존도 높아…수입선 다변화 시급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국내 공급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의 공급망 불안이 축산물과 가공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율이 10% 상승하면 사료 가격은 5.70%, 전분·당류 가격은 5.05%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상승이 식품 원료 가격을 거쳐 소비자 물가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수입선 다변화와 상시 위기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글로벌 식량 공급망 분석과 과제(3년차): 옥수수’ 연구보고서를 13일 공개하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옥수수 총공급량은 약 1213만톤(t)으로,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료용 소비량은 약 924만t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옥수수는 가축 사료뿐 아니라 식품 가공과 산업용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돼 해외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옥수수 생산과 수출은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 특히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 3개국이 세계 옥수수 수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나 전쟁·분쟁, 수출 제한 등이 발생하면 국제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옥수수는 용도에 따라 수입선 확보 여건도 다르다. 전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료용 옥수수는 수입국을 비교적 유연하게 바꿀 수 있고, 사료용 밀로 일부 대체하거나 배합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만 국제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이 크다.
반면 식용·가공용 옥수수는 비유전자변형(non-GM) 원료를 사용해야 해 수입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적이다. 우크라이나·루마니아·불가리아 등 흑해 연안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해당 지역의 공급 차질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흑해 지역의 곡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전분당 업체들이 옥수수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생산 차질에 대응해야 했다.
연구진은 국내 식용 옥수수 조달체계의 취약성도 지적했다. 비유전자변형 대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통상 2~4년 전 사전 계약을 통해 확보하는 반면, 옥수수는 민간기업이 개별적으로 조달하고 있어 공급 위험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옥수수 공급망 불안은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이 2023년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환율이 10% 상승하면 사료 가격은 5.70%, 전분·당류 가격은 5.05%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축산 부문에서는 축우 4.52%, 가금 3.77%, 양돈 3.65%, 낙농 3.58%의 가격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육가공품은 3.57%, 낙농품은 3.54%, 도축육은 3.33%, 가금육은 3.00%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공식품도 영향을 받는다. 같은 조건에서 떡·빵·과자류 가격은 3.25%, 음료·주류는 2.57%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 상승이 수입 원자재와 사료·전분 등 중간재를 거쳐 최종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도 분석됐다. 옥수수가 포함된 ‘맥류 및 잡곡’ 수입가격이 10% 상승하면 사료 가격은 2.67%, 전분·당류 가격은 2.26%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가격 상승률을 36.1%로 가정하면 사료와 전분·당류 가격 상승률은 각각 9.36%, 8.14%로 확대됐다.
다만 연구진은 산업연관표상 옥수수가 밀과 기타 잡곡을 포함하는 ‘맥류 및 잡곡’으로 분류돼 있어 이를 옥수수 가격 상승만의 효과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료 가격 자체가 10% 상승하는 경우 축우 가격은 6.30%, 가금 5.71%, 낙농 5.30%, 양돈 5.13%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료비 부담이 축산물 생산비와 가공품 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옥수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최소한의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해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략작물직불제의 옥수수 재배 지원을 확대하고, 생산된 옥수수가 실제 산업계 수요와 연결될 수 있도록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조달 기반 강화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해외농업자원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한 옥수수의 국내 반입 규모가 전체 수입량에 비해 제한적인 만큼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국내 반입 확대를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곡물시장의 위험 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비축·물류·금융 지원을 연계하는 대응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료용과 식용 옥수수의 수입 여건이 다른 만큼 용도별 특성을 반영한 조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윤재 KREI 선임연구위원은 “옥수수는 사료와 식품, 산업용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자원인 만큼 공급망 불안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여러 산업과 국민 생활로 확산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 충격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생산기반 보완, 해외 수입선 다변화, 위기 징후 상시 점검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공급망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정산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2/news-p.v1.20261012.baa426e364ad488a8af2050d291e60f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