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노조법 시행 7개월…교섭 진행 비율 3.4% 그쳐
청와대 앞 기자회견…시행령·해석지침·쟁의대상 지침 폐기 요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민주노총 소속 644개 사업장 가운데 실제 교섭이 진행 중인 곳은 22곳에 불과하다는 집계가 나왔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7개월이 지났지만 교섭 진행 비율은 3.4%에 그쳤다.
민주노총은 13일 오전 11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노조법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원청의 교섭 회피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관련 시행령과 지침 폐기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개정을 위해 고공농성을 벌였던 거제·통영·고성 지역 조선 하청노동자들이 다시 고공농성에 나서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을 두고 “개정 노조법 7개월의 성적표”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화오션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농성을 거론하며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교섭에 나서지 않는 사용자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600여 개 교섭 대상 가운데 실제 교섭이 진행 중인 곳이 30곳에도 못 미친다”며 시행령 폐기와 해석지침 철회를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받고도 교섭 개시까지 장기간이 걸리거나 교섭 의제를 둘러싸고 다시 다투는 사례가 제시됐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의 경우 법원 판결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음에도 교섭을 시작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농협유통 노동자들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임금 의제가 원청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SK인텍스 지부가 노사 상견례까지 마쳤지만 이후 원청이 사용자성을 부인하며 교섭을 거부한 사례도 언급하며 시행령과 해석지침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달 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도 비판 대상이 됐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이 넓힌 쟁의행위 대상을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다시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기업 이익과 연동된 성과급을 교섭 및 쟁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노동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즉각 지침을 폐기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라현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가 시행령과 지침으로 원청교섭을 가로막고 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임금을 교섭 없이 지침으로 결정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용자로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원청의 즉각적인 교섭 응대 ▷노조법 시행령·해석지침 폐기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폐기 ▷개정 노조법의 현장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정부 책임 이행을 요구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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