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조형’에서 사망 원인 분석

“뛴 후 조금 체력 남아있을 때가 최선”

개천절인 지난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6 춘천연합마라톤 개막식에서 황영조 감독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개천절인 지난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6 춘천연합마라톤 개막식에서 황영조 감독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카이스트(KAIST) 대학원에 다니던 20대 여성이 서울의 한 마라톤대회에서 달리다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마라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감독이 “기록을 위해 욕심을 내다 사고가 날 수 있다”라며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황영조 감독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조형’에 ‘마라톤 대회 사망 왜 일어날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전국 마라톤 대회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라며 “‘몇명이 심정지로 엠뷸란스 타고 갔다’ 이런 소리가 들린다. 날씨가 더운 날은 더 많다”라고 했다.

그는 “마라톤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이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러닝한다고 할 수 있는데 건강이 아닌 죽음에 이르는 러닝이 되고 있다”고 우려 했다.

마라톤 대회 사망 사고의 원인에 대해선 선수의 무리한 기록과 순위 욕심, 주최 측의 준비 부족 등을 꼽았다.

황 감독은 “몸과 마음이 준비가 돼 있는지 내 몸 상태를 느껴야 한다”라며 “일반 러너분들이 준비가 안돼 있는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해 뛰는 걸 봤는데, 무리한 대회 참가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선수 때 심박수가 215개까지 올라갔는데 얼마나 심장에 무리가 오겠나. 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했다”라며 “일반인이 잠도 충분하지 않고 업무 스트레스가 이어진 상태에서 참가해 사고로 이어지는 거다”라고 했다.

황 감독은 “사실 엘리트 선수들이 기권을 많이 한다. 충분하게 운동이 돼 있는 몸이지만 뛰다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는 포기하는 것”이라며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다. 멈출 줄 아는 사람들은 자기를 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몸이 힘들다하면 쉬어야 한다. 대회 참가를 포기하거나 거리를 줄이거나 편안하게 연습하는 날이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며 “뛴 후에 조금 더 뛸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을 때가 최선이다”라고 조언했다.

대회 주최 측을 향해서도 충고했다.

황 감독은 “앰뷸런스 8~10대를 기본적으로 대놓고 바로 응급조치를 할 수 있게 해야한다”며 “대회 주최 측이 안전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해야한다”고 했다.

이밖에 황 감독은 “멋있게 뛰는 모습을 SNS에 자랑한다”며 과도한 소셜미디어(SNS) 과시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사람이 풀코스를 한다. 요즘은 아마추어도 2시간 40분대에 뛰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기록이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자세를 가지고 뛰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다. 빨리 뛰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서울레이스 조직위원회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1일 오전 8시 49분경 서울레이스 하프코스 참가자가 20.6㎞ 지점에서 쓰러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장 응급조치 후 119 구급차로 의료기관에 이송해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대회 사망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AI 반도체를 연구하던 유지원씨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한 유튜브채널에 출연한 그는 오전 9시 연구실에 출근해 연구와 수업을 이어가고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달리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인 기록 도전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