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모디 총리 만나 발표
투자법인 설립…수출 허브로 육성
생산·R&D·공급망·미래사업 확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32년까지 인도에 155억달러(약 20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자동차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과 부품 공급망, 미래 모빌리티까지 사업 기반을 넓힌다. 인도를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내수 거점이자 신흥국으로 차량을 공급하는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관련기사 10면
정의선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이 같은 중장기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투자 기간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이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과 현지 사업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투자는 생산능력 확충과 기술 개발, 부품 현지화에 걸쳐 이뤄진다. 그룹 차원의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자금 집행을 맡을 투자 전문 법인도 인도에 설립한다. 이 법인은 R&D와 미래 기술 등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를 조율하고, 현지 스타트업과 부품업체를 찾아 전략적 투자와 협력을 추진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
생산시설은 신공장 건설과 기존 공장 확충을 통해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차 첸나이 1·2공장과 푸네 공장,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첸나이 연 82만4000대, 푸네 17만대, 아난타푸르 43만1000대로 세 생산거점을 합치면 연 142만5000대다. 푸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25만대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인도 생산능력을 32만대 확대하고,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총 26종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R&D 분야에서는 현지 연구개발센터와 차량 시험주행장 등에 약 7억달러를 투입한다. 연구시설과 개발 인력을 확충해 인도 소비자에게 맞는 차량과 기술을 보다 빠르게 선보인다는 목표다. 현지 협력사에 대한 투자와 기술 협력도 늘려 부품 조달 기반을 강화한다.
완성차 제조를 넘어 새로운 사업도 추진한다. 인도 이륜차 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는 전기 삼륜차(i3W) 시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내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과 전기차 충전시설, 폐차 재활용,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현대캐피탈 등 계열사를 통해 인도에서 부품·물류·금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도 내 직접 고용 인원은 2만4000명 이상이다. 생산·연구시설 투자가 확대되면 협력사와 관련 산업의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성이 있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인도는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내수시장과 함께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하기에 유리한 입지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에서 현대차 57만1878대, 기아 28만286대 등 총 85만2164대를 판매했다. 합산 점유율은 18.7%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과 기술 개발, 부품 조달을 함께 강화하고 인도의 시장 성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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