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애초에 작정한 것”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인천 남동구 구월동 흉기 난동범이 자신의 양손에 흉기를 묶고, 현금이 담긴 봉투를 뿌리며 사람들을 유인한 건 살인과 상해를 입혀 다중에 공포를 주려는 ‘다중 테러’ 의도가 명확히 보이는 방식이라고 한 프로파일러가 해석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4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인천 구월동 대형마트에서 불특정 다수, 특히 여성들을 상대로 흉기로 공격한 A씨(59) 범행에 대해 “애초에 작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양손에 흉기를 묶고 공격하는 행위가 거의 처음일 것”이라며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 종종 발생하 종교 극단주의자(지하디스트)들의 테러를 모방한 것이라고 봤다.
이어 “자신의 망상적 욕구를 표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중 공격 상해를 방법으로 쓰고 다중의 공포를 야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범행 동기를 분석했다.
A 씨가 범행 현장에 5만원이 담긴 흰색 봉투 44장을 흘렸다는 보도에 대해선 “사람들이 그게 뭔지 쫓아 들어오면 다가오는 사람들의 등과 이런 데를 공격하는 방식”이고 “애초에 작정하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A 씨가 과거 살인미수, 상해죄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번번이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부인을 살인하려다 미수에 그쳐 고작 4년을 복역한 데 대해서도 “지금도 사법부는 엉망이지만 그때는 더 엉망이었다”라며 “그렇게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폭력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학습시킨 거다”라고 비판했다.
A 씨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것도 수단이라고 봤다.
배 교수는 “이런 형태의 상습적이고 다중으로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자들은 흔히 정신과 약물을 수단으로 이용한다”라며 “A 씨도 범행 바로 전에 복약 상담한다고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보호관찰관과 같이 상담 겸 점심을 먹고 그 다음 1시간 뒤에 범행을 저질렀다. ‘나는 약을 먹고 범행했다’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지속적으로 사람들한테 관심을 받고 싶어서 계속 사람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해왔다”며 “그러면 보호관찰관들이 살살 달래기 시작한다. ‘약을 먹어봐라’라는 식인데, 이 범인은 그것을 방법 삼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가 이게 터진 것이다. 상담 받는 척, 착한 척 하다가 다중 테러를 한 거”라고 말했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40분쯤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 건물에서 이용객 8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양손에 흉기를 쥔 채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상태로 대형 마트와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는 해당 건물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식당가로 올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3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면서 처음 본 피해자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영화관이 있는 4층에도 올라가려 했으나 입구가 의자로 막혀 있자 3층으로 돌아왔고, 시민이 의자를 던져 그를 제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A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A씨는 지난달 인천 계양구 한 병원 앞에서 무좀 치료를 받았는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1인 시위를 하며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도 경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이번 범행 당시 A씨는 둔기 1점과 흉기 1점을 추가로 갖고 있었으며 다량의 약물도 확인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범행 동기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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