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확약 17차례에도 유출…59개월 보안점검 실효성 도마
축산자원개발부 함평 이전 3년 지연…사업비 895억원 증가
이승돈 청장, 관리·감독 문제 인정…농업인 소득 증대 강조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농촌진흥청이 농민 개인정보 57만5000건을 유출한 용역업체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폐기 확약서를 17차례 받고도 유출을 막지 못했고, 사고 이후에도 계약서에 재발방지 장치를 보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의 전남 함평 이전이 3년 늦어지고 사업비가 895억원 늘어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진청 국정감사에서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거론하며 농진청의 관리·감독 부실을 집중 추궁했다.
이성권 의원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농민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뿐 아니라 농장명, 농가코드, 농장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57만5000건에 달한다. 용역업체는 자료 폐기 확약서를 17차례 작성하고도 정보를 폐기하지 않았다. 농진청도 59개월 동안 수십 차례 보안점검을 했지만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유출 규모가 57만5000건이라는 지적을 인정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용역업체가 용역 종료 후 정보를 제거해야 했지만 외부로 유출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의 관리·감독에도 문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했다.
계약 관계도 논란이 됐다. 이성권 의원은 지난해와 올해 계약서를 비교한 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내용이 추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달청에 확인하니 계약 당사자 간 합의로 안전장치를 추가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 청장은 “지금 재계약된 게 아니라 기존에 계약된 것을 그냥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약서 보완 문제에는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성권 의원은 해당 업체가 12년 연속 사업을 수주하고 수의계약도 13건 맺었다며 계약과 관리·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구했다.
축산자원개발부 함평 이전 사업의 지연 문제도 제기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함평군 신광·손불면 일원 178만평에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완료 목표가 당초 2027년에서 2030년으로 3년 늦춰졌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총사업비는 7692억원에서 8587억원으로 895억원(11.6%) 늘었다.
이개호 의원은 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함께 이주민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진청은 자체 생산 원유 일부를 10년간 17억원 상당 주민에게 기부하려 했지만, 물품관리법상 무상 양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개호 의원은 국회 증액을 통한 수입대체경비 편성, 농진청의 적극행정 심의, 감사원 사전컨설팅 등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 농가 소득을 위한 상생사업으로는 함평천지한우 유전자원센터 구축(60억원)과 지역주도 한우산업 성장모델 연구개발(50억원)을 제시했다.
이 청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영농 현장의 어려움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작업안전관리자를 통해 5000농가의 안전진단과 상담을 진행하고, 주요 8대 밭작물의 기계화와 경영비 절감 기술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발사에 성공한 농림위성으로 작물 생육과 재배면적, 농업재해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농업 특화 인공지능(AI) 서비스 ‘AI 이삭이 2.0’도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과 창출을 통해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민생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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