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의 주역 엄지성(24·스완지 시티)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경기 중 인종차별적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완지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밀월과의 2026-2027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원정경기가 끝난 후 구단 홈페이지에 “오늘 경기 후반전 중 엄지성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모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알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어 “구단은 모든 형태의 차별 행위를 규탄한다”며 “축구계는 물론, 우리 사회 어디에도 이러한 행위가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밀월도 구단 공식 채널에서 “우리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어떠한 형태의 차별적 행위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이러한 행위를 한 사람에게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로 전해졌다.
이날 주심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후반 22분에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스완지의 교체 선수 명단에 있던 엄지성이 동료와 옆줄 부근에서 몸을 풀고 있던 와중이었다.
주심은 대기심 쪽으로 가서 상황을 전해 들은 후 양 팀 감독과도 대화했다. BBC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장내에서 인종차별적 구호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관련자를 확인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송출됐다.
‘혐오 발언을 들었으면 망설이지 말라’는 신고 안내 메시지도 경기장 전광판에 표출됐다.
경기는 중단되고 약 6분 후인 후반 28분에 다시 이뤄졌다.
경기 후 비토르 마투스(포르투갈) 스완지 감독은 경기 중단 이유가 엄지성을 향한 인종차별적 행위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투스 감독은 “우리는 모두 이런 일이 용납될 수 없음을 안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된다. 우리는 선수 편에 서서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엄지성은 최근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의 결승전(1-0승) 결승골 등 4골4도움을 기록, 우리나라가 대회 4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앞장섰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때도 한국인에 인종차별 사례
한편 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전에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여성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이른바 ‘눈 찢기’ 제스처를 한 멕시코 남성이 포착된 바 있다.
양손으로 눈을 옆으로 길게 찢는 ‘눈 찢기’는 아시아인의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는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태극전사를 응원하기 위해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찾은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가 자기 SNS에 경기장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고 당시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그런데 영상 속 바로 뒷자리에 앉은 한 멕시코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눈 찢기’ 포즈를 취하며 비웃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됐다.
누리꾼의 추적 끝에 이 남성은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 회장으로 밝혀졌다. 파문이 커지자 베르날 마라몬테스 회장은 “외국인이 멕시코를 찾았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랐는데 나는 정반대 행동을 했다”며 “해당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한국인 공동체, 나의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맡고 있던 CITGEJ 협회장직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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