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수도권 비규제지역 집값 견인

군포 한주새 0.72%↑, 상승률 전국 2위

산본·병점 역세권 84㎡ 10억~12억원대

규제 포함 가능성…“풍선효과 우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전월세가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경기 군포시, 화성시 병점구 등 비규제 지역 집값도 빠르게 뛰고 있다. 군포, 병점 일대는 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가능하지만, 현장에서는 전세난에 밀린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생존매수’에 나서며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군포·병점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및 상승거래가 속속 체결되며 매물 호가가 뛰는 모양새다.

주로 대단지·역세권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군포시 산본동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하이어스’ 84㎡(전용면적)는 지난달 14일 12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11억5000만~12억원 수준이던 호가는 현재 12억~12억5000만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래미안하이어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2억4500만원 매물은) 수리가 완벽하게 된 집이라 비싸게 팔렸는데, 그렇게 계약이 성사되자 다른 집주인들도 호가를 내리지 않는다”며 “매물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나가는 매물은 고가에 팔린다”고 말했다.

산본역 역세권에 위치한 세종주공6단지에서도 최근 고가 계약이 나왔다. 해당 단지 58㎡는 지난 10월 7일 6억7500만원에, 84㎡는 9월 23일 8억4800만원에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직 실거래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주에 58㎡가 6억9500만원에 계약됐다”며 “내부 수리가 잘된 인기 동 매물이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끄는 건 실거주 목적의 2030대라는게 현장 중개사무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전세매물을 찾기 어렵고, 인근 규제지역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뛰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준신축 단지나 역세권 아파트로 눈길을 돌렸다는 얘기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갭투자 관련 문의도 종종 있지만, 지금 세를 끼고 있는 매물은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져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금을 수억원씩 들고 와야 하는데, 그렇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주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10월 12일 기준)에 따르면, 이번 주 경기 군포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72% 상승했다. 성남시 분당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9.26%에 달한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7.72% 오른 화성시 병점구 일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인근 수원 영통구, 화성 동탄구의 높은 집값에 부담을 느낀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었다. 병점동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투자 목적으로 문의하는 사람도 30% 정도 있지만, 실제 거래되는 집은 대부분 실거주 목적”이라 말했다.

병점동 병점역아이파크캐슬에서는 이달 들어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이곳 또한 지난 13일 59㎡가 8억5900만원에 거래됐고, 84㎡는 지난 1일 10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해당 단지에서 84㎡가 10억선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군포·병점 등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비규제지역이 추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초과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격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실제 규제지역 지정 여부는 거래량, 투기 수요 유입, 시장 과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군포, 병점 등은 수원 팔달구, 장안구 등 규제지역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률이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는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 전세 수요가 군포·병점 등 외곽으로 밀려나며 매수 수요로 전환되는 상황”이라며 “이미 가격 요건은 충족했지만 새롭게 규제지역을 설정하면 또 다른 지역에 풍선효과가 옮겨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승현·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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