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국내외 조림지 8만3000㏊…여의도 290배 규모
한솔, 공정용수 재활용…무림, 목재칩으로 펄프 일관생산
유한킴벌리 42년간 5800만그루 심고 가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 종이를 많이 쓰면 나무도 많이 쓰게된다. 나무는 숲에 있다. 그러니 종이를 많이 쓰면 숲이 사라진다. 이는 제지산업을 둘러싼 오랜 오해다. 비유를 들면 밥을 많이 먹는다고 벼가 사라지지는 않는 것과 유사하다. 벼는 베어 수확한 뒤 다시 심기 때문이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벼를 논에서 재배하듯 제지용 나무는 조림지에서 길러 수확하고 다시 심는다. 벼는 매년 심지만 조림지 나무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차이다.
16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무림, 한국제지 등 국내 굴지의 제지기업들은 국내외에서 조림사업을 벌여왔다. 한국제지연합회가 2023년 발표한 집계에서 이들 국내 제지 기업들의 국내외 조림지 면적은 약 8만3000㏊로 여의도 면적의 약 290배에 달했다. 국내 조림지가 약 9000㏊, 해외가 약 7만4000㏊로 여의도 면적의 약 290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산림경영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농부가 벼를 수확한 뒤 다시 모를 심듯 목재 생산을 위해 나무를 키우고 일정 시점에 수확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림이다. 무림은 강원도 인제에 약 2000㏊ 규모의 자작나무 숲인 ‘인제림’을 보유하고 있다. 인제림은 2021년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의 산림경영인증을 받았다. 무림은 2023년부터 기존 조림지역의 벌채를 중단하고 산림 보존과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무림P&P는 국내에서 목재칩을 활용해 펄프를 생산한다. 2025년 기준 목재칩 소요량의 약 48%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수입했다. 울산공장에서는 펄프공장과 제지공장을 연결한 일관생산체제를 운영한다. 수분을 머금은 펄프를 건조하지 않고 제지공정으로 직접 보내 건조와 재해리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한솔제지는 종이 생산에 필요한 물과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지공정에서는 펄프를 물에 풀고 종이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용수가 사용된다. 한솔제지는 공정에서 사용한 물을 회수·처리해 다시 사용하는 순환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용수 재이용량은 약 954만㎥, 재이용률은 37%로 집계됐다.
에너지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한솔제지는 올해 대전·신탄진 등 사업장에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탄진공장의 경우 약 1860㎾ 규모 설비를 통해 연간 약 225만㎾h의 전력을 생산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약 1031톤 줄이는 것이 목표다. 자체 발전 비중을 높여 외부 전력 구매 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국제 인증을 통한 원료 관리도 확대되고 있다. 한솔제지는 전 사업장에서 FSC 인증을 취득해 인증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도 ‘순수’ 화장지 등에 FSC 인증 펄프를 사용한다. FSC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원료 공급망 관리를 검증하는 국제 인증체계다. 인증 원료의 사용 여부를 소비자가 제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유한킴벌리는 1984년 시작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장기간 산림보전 활동을 이어온 사례다. 올해로 42년째를 맞은 이 캠페인을 통해 국내외에서 심고 가꾼 나무는 5800만그루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멸종위기 수종 보전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15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구상나무 10년생 묘목 500그루를 심었다. 2021년부터 추진해 온 종자 수집과 보존, 양묘 사업이 실제 숲 조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의 협력은 2030년까지 계속된다.
또하나, 숲이 지구의 산소 대부분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흔한 오해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산소의 절반가량은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나온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구 전체 산소 생산량의 약 50%는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 광합성 세균 등이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를 생산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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