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가을 정취 속 화엄사 보제루서 우리 음악 물들여
[헤럴드경제(구례)=박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지리산대화엄사에서 열린 ‘제1회 최서호 해금 독주회-영산회상’이 성황리에 열렸다.
전라남도문화재단 예술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해금 연주회는 17일 오후 화엄사 보제루 특별무대에서 열렸는데, 전통음악과 불교문화가 만나 우리 음악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수행적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한 무대로 펼쳐졌다.
특히 공연이 열린 보제루는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화엄사의 전통 건축 공간으로, 목조 건축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우리나라 전통 찰현악기인 해금의 섬세한 선율이 어우러져 깊은 음악적 감흥을 전했다.
최서호는 한국 전통 정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인 ‘영산회상(靈山會相)’ 전곡을 해금 중심의 연주로 선보였는데, 가야금(오예진)과 장구(도경한)가 함께 호흡하며 절제된 선율과 장단의 조화를 이뤘다.
영산회상은 본래 불교적 배경에서 출발해 오랜 세월을 거치며 기악 중심의 정악으로 발전한 전통음악이다.
느리고 장중한 선율에서 시작해 점차 변화하는 음악적 흐름은 깊은 집중과 내면의 성찰을 이끌어내는 특징을 지닌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해금 특유의 애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색이 영산회상의 유려한 선율과 만나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연주자의 정교한 활 놀림과 가야금의 맑은 울림, 장구의 절제된 장단은 서로 다른 소리가 하나의 음악적 호흡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번 최서호 해금 독주회 역시 이러한 문화예술 활동의 연장선에서, 전통음악의 계승과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치나 대규모 공연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천년고찰의 전통 공간과 우리 음악이 지닌 본연의 울림만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또한 화엄사는 종교적 수행 공간을 넘어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전통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향유하는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화엄사는 그동안 화엄음악제와 구례향제줄풍류 공연, 현대예술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천년의 역사와 현대의 감성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왔다.
우석 주지스님은 “천년고찰의 시간을 품은 공간에서 울려 퍼진 해금의 선율은 과거의 음악을 오늘의 감동으로 되살리고, 전통이 새로운 세대와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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