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성인 52명 분석, 웅크리기·한숨에 전전두엽 활성 차이 확인

- 우울 증상 높으면 뇌 활동 감소,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 활용 기대

우울 증상에 따라 뇌 반응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 모식도(AI 생성 이미지).[KAIST 제공]
우울 증상에 따라 뇌 반응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 모식도(AI 생성 이미지).[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똑같이 몸을 웅크리고 한숨을 쉬어도 우울 증상 정도에 따라 뇌는 정반대로 반응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영균 교수 연구팀이 무선 뇌영상 장비를 이용해 실제 몸을 움직이는 동안 뇌 활동을 측정하고,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35세 성인 5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울 증상 설문과 정신건강 선별 면담을 통해 우울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 27명과 증상이 높은 집단 25명으로 구분했다.

참가자들은 무릎 끌어안기, 크게 한숨 쉬기, 어깨 늘어뜨리기 등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동작과 승리 포즈, 깡충 뛰기, 박수 치며 웃기 등 긍정적 감정 동작 가운데 한 가지 과제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각 동작을 30초간 수행하고 60초간 쉬는 과정을 네 차례 반복했다.

연구팀은 이마에 착용하는 무선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 장비로 뇌 혈액의 산소 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기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과 달리 실제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도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무릎을 끌어안거나 한숨을 쉬고 어깨를 늘어뜨리는 동일한 동작을 수행했지만, 우울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에서는 전전두엽 왼쪽 앞부분의 활동이 증가한 반면 우울 증상이 높은 집단에서는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세 가지 부정적 감정 동작 모두에서 같은 뇌 영역의 반응 차이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긍정적 감정 동작에서는 세 동작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뇌 활성 패턴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짓이 같더라도 개인의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가 움직임과 감정 관련 정보를 다르게 처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영균(왼쪽부터) 교수, 라트나 아디티야 압사리 졸업생(석사),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소미 졸업생(석사).[KAIST 제공]
박영균(왼쪽부터) 교수, 라트나 아디티야 압사리 졸업생(석사),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소미 졸업생(석사).[KAIST 제공]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개인 맞춤형 동작·운동 기반 정신건강 관리 기술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웨어러블 뇌영상 장비를 활용한 정신건강 모니터링과 뇌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뉴로피드백 기술로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특정 동작의 우울증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뇌 활동의 증가나 감소가 실제 감정 개선 또는 악화를 의미하는지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박영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같은 몸짓에도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가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실제 동작 중 측정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개인의 상태에 맞는 동작 기반 정신건강 관리 방법을 연구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 리서치 불러틴(Brain Research Bulletin)’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