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트럼프 때문”, 하원 “상원이 망쳐놔”…트럼프 “무능한 정치꾼들”
백악관, 당 선거조직, 후보 캠프 상호 비방…“재앙적 상황 예견되자 공황”
선거 이후 ‘책임론’ 예견, 당 지도부 자리다툼…행정부서도 ‘암투·대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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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2주일 뒤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벌써 진영 내부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은 대통령과 상·하원부터 백악관과 당 선거조직, 그리고 일선의 후보 캠프와 자원봉사자들까지 선거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다른 이에게 책임을 돌리는 내홍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이 내부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재앙적 상황’이 예고됐다.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당 지도부와 선거조직, 해당 캠프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켄 팩스턴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존 코닌과 칼 로브처럼 나의 정치 경력 내내 효과도 없이 나에게 반대해 온 나약하고 무능한 정치꾼들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켄 팩스턴은 공화당의 텍사스주 상원의원 후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인 코닌 의원 대신 팩스턴을 후보로 밀었지만, 그는 비위 의혹과 사생활 논란 속에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에 고전 중이다. 텍사스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공화당이 텍사스에서 패배할 경우 코닌 의원과 당 전략가인 로브 탓이라는 취지다. 그는 지난 8월 7일 공개된 펀치볼뉴스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공화당에 아주 화가 나 있다. 하지만 나한테 화난 것은 아니다”라며 성난 민심의 화살을 당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상원의원들 사이에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촉발한 장본인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후보들도 사실상 지명한 만큼, 정치적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은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실제로 상·하원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좌파 미치광이 후보들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휘발윳값에 화가 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쪽의 시각은 또 다르다. 이들은 경쟁력 없는 상원 후보 탓에 하원 후보들까지 공멸할 위기를 초래했다고 본다. 팩스턴이나 캔자스주의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예로 들며 우세주를 경합주로 만든 이들을 구하는 데 자금을 쏟아붓느라 하원 선거마저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하원 경합 선거구에서 활동하는 당 선거 전략가는 폴리티코에 “상원 선거에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었다”며 “하원 선거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모든 돈이 이제 대부분 상원 선거에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상·하원에선 선거가 어려워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는 이들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근 그룹에선 당 선거조직이나 후보 캠프의 역량을 문제 삼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애나 폴리나 루나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소셜미디어에서 당 하원선거위원회(NRCC)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고, 다른 하원의원도 “NRCC 지도부는 자기들 세상에 갇혀 있다. 우리는 현장에서 완전히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트럼프 대통령 정치 참모들은 이제라도 각 후보 캠프에 새로운 인사들을 배치하고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원 선거 경합지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공화당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보니 텅 비어 있다면서 과거 선거 때와 비교해 자원봉사자가 확 줄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할 경우 겪게 될 ‘지도부 책임론’에 대비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측과 하원 지도부 사이에선 차기 지도부 경쟁을 둘러싸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릴 채비를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행정부에서도 선거 패배를 예견한 인사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는 것”이라고 국무부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특별대표로 일했던 파올로 잠폴리가 지난 17일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역대 최단명’으로 기록된 케이티 재커라이어 전 백악관 대변인의 경질 배경에 선거 패배 이후 백악관 내 차기 권력을 노린 인사들의 ‘암투’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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