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공익재단 26만명 163억 지원

주거취약층 62가구에 저금리 보증금 대출

은둔청년 사회복귀·폐기물 활용 소득 창출

고령층 2만여명 디지털 교육…피싱 예방도

사업비 54% 포용금융, 8년 만에 추가 출연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사업보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금융산업공익재단]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사업보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금융산업공익재단]

[헤럴드경제=김서현 기자] 무허가 조립식 패널 주택에 살던 한부모 가구가 저금리 임차보증금 대출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했다. 동생을 잃은 뒤 사회와 단절됐던 청년은 상담과 인턴십을 거쳐 사회복지사로 취업했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지원을 통해 실제 삶이 달라진 사례들이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6 재단 사업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재단은 지난 2년간 포용금융·일자리·미래세대·지역상생 등 4개 영역 35개 사업에 163억4423만원을 투입해 26만128명을 지원했다. 직전 2년간보다 수혜자가 약 7만명 늘었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입된 분야는 포용금융이다. 전체의 54%인 88억2349만원이 쓰였으며, 소액대출과 고금리 대환대출, 이자지원 등 사회적 금융에도 14억3000만원이 공급됐다.

이날 소개된 대표 사례 중 하나는 주거취약계층의 보증금 부담을 낮춘 ‘든든한 주거복지기금’이다. 사업을 수행하는 나눔과미래는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청년과 저소득층에 임차보증금을 연 1~2% 저금리로 빌려주고, 성실하게 상환하면 이자를 전액 돌려준다. 지금까지 62가구에 약 3억185만원을 대출했으며,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했던 18가구 모두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한빛나 나눔과미래 차장은 “공공과 민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 기회를 확대했다”며 “앞으로 참여 기관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유사 지원 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사업도 소개됐다. 경기 안산의 가치있는누림은 은둔·고립 청년을 발굴해 심리상담과 자조모임, 직무체험, 인턴십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200명 이상의 청년을 발굴했으며, 수행기관 측은 사업 참여 후 은둔·고립 정도가 33%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강성경 가치있는누림 사무국장은 “현장에서 확인한 가장 큰 수요는 고립에서 은둔으로 넘어가는 골든타임에 있는 청년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지원과 지역 내 안전한 일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버려지는 쓰레기를 주민 소득으로 연결한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는 인도네시아에서 주민들이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곤충 사육을 통해 사료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폐기물 152t을 처리했으며, 탄소배출 저감 효과 등을 포함한 경제적 가치를 약 3000만원으로 추산했다.

김지연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수석매니저는 “폐기물은 주민에게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지원을 넘어 생산과 판매를 통한 자립형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사업도 성과를 냈다.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는 전국 5개 권역의 경로당과 노인회관 등을 찾아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법을 교육했다. 해당 사업의 누적 교육 수혜자는 2만1761명이다.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교육도 병행했으며, 디지털 문해교육사 304명도 양성했다.

이소균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본부장은 “단순히 기기 사용법을 넘어 고령층이 스스로 디지털을 활용하고 지역 안에서 배움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AI 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영상 축사에서 “금융노사가 함께 출연한 공익재단은 다른 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유일무이한 사례”라며 “금융권 전체가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재단은 향후 포용금융과 일자리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일 금융노사는 사측이 총액임금의 0.25% 상당액을 재단에 추가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 재단 설립 이후 8년 만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를 “8년 만에 이루어진 값진 결실”이라며 “재단의 뿌리를 더 깊고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포용금융과 일자리를 중심으로 공공과 민간의 지원이 충분히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찾아 필요한 곳에 실질적인 도움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ns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