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 기자간담회
한계기업 3년 새 2.8배…건설업 ‘삼중고’
“공공투자 확대·적정 공사비 확보 시급”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올해 상반기 폐업 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폐업 업체와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건설사에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영업활동 위축은 물론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은 21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건설업계는 일감 부족과 공사비 상승, 안전 규제 강화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종합건설업 폐업신고는 378건으로 전년 동기(326건) 대비 16%가 늘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폐업신고가 늘고 있다. 2021년 165건이던 비수도권 폐업신고는 2025년에 378건으로 치솟았다. 건설업 외감기업 분석 결과,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또한 2021년 62곳에서 지난해 173곳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여기에 미분양 적체,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등으로 건설업 침체 장기화가 지속되는 점도 우려로 꼽힌다.
한 회장은 공사원가 급등과 안전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만큼 적정 공사비·공기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건설안전특별법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두 건의 관련 법안은 발주자에게 적정 공기와 공사비를 반영할 의무를 부여하고 의무위반으로 사고 발생시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매출액 3%이내, 상한액 1000억원, 매출액 없거나 산정곤란시 10억원이내)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매출액의 3% 과징금은 상한액을 감안하더라도, 기업 재무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기업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해당 사업 매출액 2% 이내), 산업안전보건법(영업이익 5%이내)에 의한 과징금 부과 법안까지 현실화되면 대규모 실직, 협력업체 및 전후방 산업 연쇄 부도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이익보다 사고발생에 의한 불이익이 훨씬 커 소극적 사업추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부의 135만호 주택공급 및 SOC 사업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권혁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또한 “정부가 ‘닥공’ 정책의지를 밝히지만,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계가 공급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2중, 3중 규제가 아닌 건설업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규제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265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9.7% 감소했고, 올해 2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한 회장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821조원으로 편성했지만, 건설업과 직결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올해보다 2% 늘어난 29조원에 그쳤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공공투자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한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민간공사에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관련 법적 규정이 미비해, 공사대금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협회는 안전의무 이행만으로 사용자 간주를 금지하는 등 노동조합법 보완입법 발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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