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장관,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참석

“반도체의 날도 불참했지만 이 행사는 꼭 오고 싶었다”

정부, 5개 분야 12개 과제에 약 3000억원 투자

현대차·모비스·LG전자 등 24개 기관 ‘원팀 TF’ 출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차량용 반도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국산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현재 5% 미만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 장관은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여러 행사 요청을 고사하면서도 이번 포럼에는 직접 참석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반도체의 날 행사에도 양해를 구했지만 이번 행사만큼은 꼭 오고 싶었다”며 “큰 행사나 큰 기업을 찾아가는 것보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꽃피울 수 있는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는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남아 있다”며 “몇 가지 걸림돌만 해소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바로 미래차 중심의 자동차 산업 역사를 이끌어갈 주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차량용 반도체 업계가 느끼는 애로사항들을 더 꼼꼼하게, 속도감 있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서 환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서 환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특히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도 실제 제품을 판매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어느 한 기업이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더라도 혼자 힘으로 두꺼운 상용화의 벽을 넘기는 어렵다”며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의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부담을 기업들과 함께 나누고 덜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차량용 반도체 육성에 힘을 싣는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달리 반도체 공급망은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 10%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5개 분야, 12개 연구개발(R&D) 과제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컴퓨팅 분야에 전체의 60% 이상인 약 1860억원을 집중했다. 차량 통신과 전동화 제어, 센서, 반도체 패키징 기술 등도 지원 대상이다.

다만 반도체 개발이 실제 차량 탑재로 이어지기까지는 높은 시험·인증 비용과 완성차 업체의 신규 제품 채택 부담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제품별 생산량은 적은 반면 10년 이상 장기 공급을 보장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완성차 업체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를 국내 기업들이 공동 개발하고, 검증부터 양산까지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출범한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을 통해 비메모리 분야의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차량용 전력반도체 공정·평가 생태계 구축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김경호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이동재 SK키파운드리 대표이사. [현대모비스 제공]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차량용 전력반도체 공정·평가 생태계 구축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김경호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이동재 SK키파운드리 대표이사. [현대모비스 제공]

이 같은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날 포럼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원팀 태스크포스(TF)’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9월 30일 김 장관이 주재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간담회에서 업계가 상시 협력체계의 필요성을 건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의 제조업 AI 전환 협력체계인 ‘M.AX 얼라이언스’ 산하에 구성된 원팀 TF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LG전자를 비롯해 LX세미콘, 텔레칩스,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17개 기업과 5개 협단체, 2개 연구기관 등 총 24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SDV에 필요한 고성능 AI 반도체를, 현대모비스는 차량 제어와 전동화 반도체의 국산화를 주도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와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맡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시험·검증 기반 구축과 제도 개선을 지원한다.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필요한 반도체의 사양을 제시하면 국내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이 제품을 개발하고,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업이 생산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TF에서 발굴한 국산화 품목은 정부의 ‘M.AX 프로젝트’와 연계해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차량용 전력반도체의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현대모비스와 SK키파운드리, 파워큐브세미·루트세미콘·트리노·세미하우 등 중소 팹리스 4개사 및 지원기관들이 참여해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의 제조·평가 기반을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의 전기를 변환하고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업체들이 반도체 제조·평가 장비와 실차 시험시설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개발 부담을 줄이고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정부와 기업, 산업 생태계가 함께 힘을 모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오늘 출범하는 원팀 TF가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결집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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