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중독에 집·재산 잃고 수년간 노숙
반려견 덕에 나쁜 생각 접고 중독 벗어나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때 세계적인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활약했던 페리 새턴(60)이 약물 중독으로 모든 재산을 잃고 노숙자로 전락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응급실 신세까지 지면서 다시 한번 건강 문제와 마주했다.
새턴은 최근 크리스 밴블리트의 팟캐스트 ‘인사이트’에서 WWE를 떠난 뒤 겪었던 약물 중독과 노숙 생활, 총격 사건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그는 WWE 방송에 출연하던 시절부터 거리에서 생활하기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집과 재산을 모두 잃었고, 한때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을 피해 다녀야 할 만큼 비참한 생활을 이어갔다.
본명이 페리 아서 사툴로인 새턴은 1990년대 ECW와 WCW를 거쳐 WWE까지 진출한 유명 프로레슬러다. ‘가고일’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졌으며, 상대의 팔을 제압해 항복을 받아내는 관절기 ‘링스 오브 새턴’과 강력한 메치기 기술 ‘데스 밸리 드라이버’를 주무기로 사용했다.
ECW에서는 존 크로너스와 태그팀 ‘엘리미네이터스’를 결성해 태그팀 챔피언에 세 차례 올랐다. WCW에서는 TV 챔피언십을 차지했고, 2000년에는 에디 게레로, 크리스 벤와, 딘 말렝코와 함께 WWE로 이적해 ‘래디컬즈’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WWE에서도 유러피언 챔피언십과 하드코어 챔피언십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러나 화려한 경력 뒤에는 심각한 약물 중독이 있었다. 새턴은 현역 시절에도 많은 양의 약물을 복용했지만, 경기와 이동 일정이 그나마 일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WWE를 떠난 뒤에는 수입이 줄어든 반면 자유시간이 늘면서 중독 문제가 더욱 악화했다. 결국 집과 재산을 잃었고, 수년간 노숙 생활을 이어갔다.
2004년에는 총격 사건까지 겪었다. 약물을 구하러 가던 길에 여성이 공격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개입했다가 목과 어깨에 총을 맞았다는 것이다. 당시 무릎 수술을 마치고 선수 생활을 재개하려던 새턴에게 총격 사건은 또 다른 시련이 됐다.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노숙하던 어느 겨울, 약물 과다 복용으로 생을 마감하려던 그에게 반려견이 다가와 무릎에 머리를 기댔다. 새턴은 자신을 의지하는 반려견을 보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삶을 다시 추스르기 시작했고, 2010년 약물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오랜 선수 생활과 부상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양쪽 어깨와 고관절을 교체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약 1년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다. 한쪽 손의 기능도 크게 떨어져 장애급여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팬들과 다시 소통하고 있다. 채널 개설 사흘 만에 수익 창출 조건을 충족할 만큼 관심을 모았으며, 자신의 선수 생활과 굴곡진 인생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새턴은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코로나19에 세 번째 감염된 데다 상기도 감염까지 겹쳐 응급실에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호흡이 나빠지고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아 응급실에서 약 48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치료 이후 상태가 호전됐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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