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시, 경추골절 부상…퇴원 재활중
하야부사·타카야마도 극복 못한 부상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화려한 기술과 격렬한 몸싸움으로 관중을 열광시키는 프로레슬링. 그러나 단 한 번의 착지 실수가 선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일본 프로레슬러 타카나시 마사히로(43)는 그 위험을 온몸으로 겪은 선수다.
타카나시는 지난해 3월 경기 도중 목뼈가 부러지고 척수가 손상되는 중상을 입었다. 수술과 장기간 입원 치료 끝에 8개월 만에 병원을 떠났지만, 일상생활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프로레슬링 단체 DDT에 따르면 타카나시는 2025년 3월 20일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린 KO-D 무제한급 챔피언십 경기 도중 목을 다쳤다. 상대는 크리스 브룩스였다.
검사 결과 제5·6경추 골절과 경수 손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튿날 수술을 받았고, 이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이어갔다.
경추는 머리를 지탱하는 목 부위의 척추뼈다. 이 안을 지나는 경수는 뇌와 신체를 연결하는 중추신경으로, 손상되면 팔다리의 운동과 감각은 물론 호흡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영구적인 마비가 남기도 한다.
타카나시 역시 회복 과정이 쉽지 않았다. 부상 약 한 달 뒤 일반 병동으로 옮긴 그는 당시 발가락 하나를 1㎜라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작은 움직임을 하루하루 쌓아 언젠가 팬들과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지난해 11월 17일에는 마침내 퇴원 소식이 전해졌다. 약 8개월에 걸친 입원 치료와 재활을 마친 그는 자택에서 병원을 오가며 재활을 계속하게 됐다.
타카나시는 DDT를 통해 의료진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일상생활 동작의 회복을 목표로 재활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독립 보행이 가능한지, 선수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로레슬링에서 목 부상은 결코 낯선 비극이 아니다. 일본 프로레슬링 역사에서 화려한 공중 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하야부사도 경추 부상으로 갑자기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FMW의 간판스타였던 하야부사는 2001년 10월 경기 도중 공중 기술을 시도하다 점프시 발을 헛디딘 것이 착지 실패로 이어지며 머리부터 매트에 떨어졌다. 경추 손상으로 전신마비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았다. 이후 끈질긴 재활로 보조를 받아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했지만, 다시 현역 선수로 돌아오지는 못했다.
2016년 지주막하출혈로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사망 원인은 목 부상과는 별개였지만, 한 번의 사고가 그의 선수 인생을 끝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프로레슬링계의 제왕’ ‘하이타워’란 별명으로 불렸던 타카야마 요시히로(60) 역시 목 부상의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96㎝의 거구를 앞세워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를 호령했던 타카야마는 종합격투기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2002년 프라이드FC에서 돈 프라이와 벌인 난타전은 지금까지도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명승부다.
그러나 타카야마도 2017년 5월 경기 도중 경수를 크게 다쳤다. 경수 완전손상으로 목 아래가 마비됐고, 9년이 지난 지금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린 자신의 지원 대회 ‘타카야마니아 엠파이어 5’에 참석했다. 환갑을 맞은 그를 위해 동료 스즈키 미노루와 팬들이 축하를 보냈다. 타카야마는 여전히 재활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야부사는 하늘을 날 듯한 기술로, 타카야마는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힘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스타일은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목 부상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프로레슬링은 승패와 경기 흐름이 사전에 정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선수들이 감수하는 신체적 충격까지 연출인 것은 아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상대의 체중을 받아내고, 단단한 매트에 몸을 내던지는 순간마다 실제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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