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맛’ 풍미 유행에 피클 메뉴 확장
두아리파도 제로콜라에 피클 토핑
피클 넣은 주스·피자·스낵 등 출시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닥터페퍼에 피클 조각 넣어주세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를 모았던 영상이다. 영상에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소닉(Sonic) 매장에서 ‘피클 조각을 넣은 닥터페퍼(Dr Pepper)’를 주문하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자는 “피클과 닥터페퍼를 좋아한다면 먹어보기 전에 맛을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
해외에서 피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프트드링크 시장에서도 피클 풍미가 주목받고 있다. 햄버거에 곁들이던 피클이 다양한 메뉴의 독립적인 ‘맛’으로 소비되는 현상이다.
닥터페퍼와 피클 조합은 SNS에서 ‘닥터페퍼 퍼커(Dr Pepper Pucker·피클의 신맛에 입술이 오므라드는 닥터페퍼)’로 불렸다. 소닉은 현지 매체에서 “매장에서 닥터페퍼 주문 시 피클 조각을 추가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도 정식 메뉴는 아니라고 밝혔다. SNS에서는 피클의 신맛이 닥터페퍼의 체리 맛과 어우러진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콜라에 피클 조각과 절임액까지 넣는 영상도 관심을 끌었다. 영국 가수 두아 리파(Dua Lipa)가 올린 영상이다. 그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바비큐 식당에서 이 음료를 만드는 방법을 틱톡에 올렸다. 얼음컵에 제로 콜라를 붓고 피클 절임액과 조각을 넣은 후 할라페뇨도 올렸다.
피클의 활용은 소프트드링크를 비롯해 스낵과 견과류, 소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피클 특유의 새콤짭짤한 풍미를 입히는 방식이다.
영국 식품산업 매체 푸드내비게이터는 지난해 11월 “피클이 SNS에서 관심을 얻으면서 피클 판매와 피클 맛 제품 판매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유통매장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에 진출한 ‘프리스타일 스낵스(Freestyle Snacks)’의 제품을 들었다. 오이 피클을 파우치에 담은 스낵 형태다.
이 외에 프링글스(Pringles)의 딜(허브) 피클 맛 감자칩, 플랜터스(PLANTERS)의 딜 피클 맛 캐슈너트, 하인즈(Heinz)의 피클 맛 토마토케첩 등의 제품들이 출시됐다.
피클이 샌드위치 빵을 대신한 사례도 있다. 미국 샌드위치 체인 지미존스(Jimmy John’s)는 2024년 10월 커다란 딜 피클 사이에 속 재료를 넣은 샌드위치 ‘피클위치(Picklewich)’를 선보이기도 했다.
피자 토핑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센셜(Datassential) 분석에 따르면, 피클은 미국 피자 메뉴에서 사용 빈도가 급증한 채소 토핑 중 하나다.
피클을 새로운 식품에 결합하는 시도는 짭짤한 간식에서 무알코올 칵테일과 달콤한 디저트까지 이어졌다. 브이에이트(V8)와 그릴로스 피클스(Grillo’s Pickles)가 협업한 ‘딜 피클 블러디 메리 믹스’, 클라우센(Claussen)과 베이크드 바이 멀리사(Baked by Melissa)의 ‘피클 컵케이크’ 등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Innova Market Insights)는 2025년 보고서에서 피클 풍미의 매력으로 강렬하고 톡 쏘는 맛, 익숙한 음식에서 느끼는 향수를 들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맛을 신제품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방식이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피클의 인기는 ‘신맛’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신맛 음식으로는 피클과 함께 식초음료, 유자, 그리고 한국의 김치 등이 인기다. 올해 초 미국 식음료 매체 푸드드링크라이프는 “신맛이 음식점 메뉴와 포장 식품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도 영국 탄산음료 시장에서 신맛 풍미의 메뉴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신맛에 관심이 높아지고, SNS에서 확산하는 이색 조합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피클 간식의 등장 등이 피클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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