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출퇴근때 분유 먹였다 진술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 영양 결핍 추정

수원지법 전경. [연합]
수원지법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생후 17개월 된 어린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한 채 출근하며 하루 두 번 분유만 주는 등 방임해 숨지게 한 30대 친부가 결국 구속됐다. 숨진 아기의 사인이 영양 결핍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도 나왔다.

수원지법 평택지원(김규화 영장전담판사)은 30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달 초 아내와 다툰 뒤 아내가 가출하자, 경기 평택시 자택에 17개월 된 딸 B양을 혼자 두고 출근하는 등 10여 일간 방임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해 B양을 병원으로 이송한 소방과 의료진은 아기의 상태를 수상히 여겼다. B양의 몸에서 폭행 등 물리적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또래에 비해 형편없이 마른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였기 때문이다. 병원 측 신고와 소방 당국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방임 정황을 일부 자백한 A씨를 긴급체포했다.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혼자 두고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며 “출근 전과 퇴근 후 각각 한 번씩, 하루 두 번 분유를 먹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가 이날 실시한 국과수 1차 부검 결과, B양의 사인은 ‘영양 결핍’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골절이나 멍 등 직접적인 학대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의 최종 사망 원인과 당시 정확한 체중 등 세부 신체 상태는 정밀 부검 감정서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해당 가정은 과거 아동학대 관련 신고 이력이 없었으며, 집 안에 홈캠 등 폐쇄회로(CC)TV 영상 장치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가 딸의 영양 결핍 상태와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실제로 매일 귀가해 아이를 돌봤는지 행적을 검증하는 한편, 가출했던 친모를 상대로도 방임 책임 여부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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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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