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평균 환율 1335.7원…6월比 192원↓

5거래일 연속 연저점…월말엔 14원 급등

반도체 달러 유입세 vs 서학개미 결제수요

마지막 1200원대 환율 2023년 12월28일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넉 달 연속 떨어지며 13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최근 살짝 반등했지만 앞으로도 ‘반도체 달러’를 중심으로 환율이 점진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월평균 원/달러 환율(주간종가 기준)은 1335.7원이었다. 올해 환율은 6월 1527.95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7월 1488.92원, 8월 1404.35원, 9월 1358.75원 등 넉 달 연속 떨어졌다.

환율은 이달 중순부터 가파르게 하락했다. 16일 1331.4원으로 주간종가 기준 올해 최저점을 찍은 뒤 22일(1324.2원)까지 5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소폭 올랐지만 26일에는 1323.1원까지 더 떨어졌다.

하지만 월말 흐름이 뒤집혔다. 28일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337.7원에 마감했다. 5월 12일(17.5원)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국제유가 급등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를 되사들이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외환시장에서는 월말 급등 이후 원화 강세 쪽에 쏠려 있던 투기적 수요가 중립으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꾸준히 나오면서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가 하단을 받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주식+채권) 순매수 규모는 10월 70억8529만달러로 9월(41억3225만달러)보다 71.5% 급증했다. 순매수란 증권을 사들인 금액이 판 금액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하방 압력이 팽팽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반도체 달러’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47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4.7%로 1년 전보다 16.2%포인트 커졌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792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1231억달러)보다 두 배 넘게 컸다.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가 해외투자로 빠져나가는 달러를 웃돌면서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한국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는 형국이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인 원/달러 환율의 조정 폭과 국민연금의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중단에 대한 경계심 등을 고려하면 1320원 부근이 단기 저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수급의 힘과 내년 상반기 달러 약세를 반영해 상반기 중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서울 외환시장 종가 기준)이 마지막으로 1200원대를 기록한 날은 2023년 12월 28일(1288.0원)이었다.

다만 상방 압력도 만만치 않아 하락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 반도체 업황 기대가 꺾이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환율 반등을 자극할 수 있다. 10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1조635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미국 중간선거도 변수다. 시장에서는 만약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달러가 강세를 띨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의 중기 방향은 아래쪽이지만 하락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며 “국내 주가 조정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대규모 달러 공급을 고려하면 환율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당국에서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고려하면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예년보다 약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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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18453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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