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공정위에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조원태,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예고

경영권 향방 두고 산업은행 지분 10.6%에 촉각

내년 3월 주주총회 분수령

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사옥(왼쪽), 한진그룹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각사 제공]
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사옥(왼쪽), 한진그룹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각사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최대주주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추가 지분 매입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 간 지분 매입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총 370억5000만원 규모다. 매수 예정 기간은 다음 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거래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조 회장의 개인 보유 지분은 현재 386만9612주(5.75%)에서 419만4612주(6.23%)로 늘어난다. 지분율은 0.48%포인트 상승한다.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조 회장측 지분도 종전 20.57%에서 21.06%로 늘어나게 된다.

지분 추가 매입 배경과 관련해 한진그룹 측은 “예전부터 준비해 온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호반 측의 지분 매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조 회장 역시 공시에서 ‘책임 경영 강화’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추가 매입이 호반그룹의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 획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꾸준히 한진칼 주식을 매수해 온 호반그룹이 최대주주로까지 올라섬에 따라 사실상 경영권 방어를 위한 맞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진칼 주요 주주 구성
한진칼 주요 주주 구성

앞서 본지는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약 20.6%를 소폭 넘어서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본지 2일자 1면 [단독]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올라…기업결합 심사 중 참조)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지 약 4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20.15%로, 당시 조 회장 측 지분 20.57%와의 격차는 0.42%포인트에 불과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호반그룹의 한진그룹 경영 참여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반그룹의 한진칼 최대주주 등극에 맞선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수가 완료되면 조 회장 측 합산 지분도 확대돼 양측 간 지분 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분 경쟁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가 경영권 향방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에는 산업은행이 추천한 독립이사 3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호반 측이 독립이사를 추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금 여력이 충분한 호반이 향후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추가 매수하거나 우호 지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그룹 측은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운영하는 델타항공(14.90%)을 비롯해 LX판토스·GS리테일 등 5개사, 대신·유진 사모펀드 등의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일본항공(JAL)이 한진칼의 주식을 취득하는 등 우호 세력도 확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인수 과정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인수 과정

하지만,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둘러싸고 양측간 지분 매입 경쟁이 격화되면서 향후 산업은행이 보유한 10.58%가 한진칼 경영권 향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회장 측 우호세력과 호반그룹 어느 쪽이 산업은행 지분을 가져가는지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리는 만큼 사실상 산업은행이 ‘케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 지분 10.58%를 확보했다. 투자 목적인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산업은행도 남은 지분의 회수 방안을 검토할 명분이 커지게 됐다.

다만, 조 회장 측 우호세력에 지분을 매각하면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호반그룹에 넘길 경우 ‘국책은행이 경영권 이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논란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산업은행이 공개입찰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한 데 이어 조 회장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사실상 양측 간 지분 매입 경쟁이 다시 재점화하는 양상”이라며 “양측 모두 ‘단순 투자’ 또는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경영권을 향한 기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독]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올라…기업결합 심사 중

[단독]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올라…기업결합 심사 중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약 20.6%를 소폭 웃도는 지분을 확보하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2293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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